아침편지176

2022.10.10 곽재구<새벽편지>

by 박모니카

새벽마다 글을 쓸 때 음악은 더없는 친구지요. 지금은 마음의 평화를 주는 성가를 듣네요. 제편지를 받아주길 가장 소원하는 이는 바로 저입니다. 오늘을 위해 어제를 돌아보며 쏟아낸 말과 글이 온전히 진실이었기를 기도하지요. 혹여라도 누군가를 아프게 하지 않았을까. 새벽편지로 항상 위로와 격려을 받는다는 지인들의 말에 교만의 고개를 쳐들진 않았을까. 새벽은 아침을 맞기 위해 제 몸을 깨트리는 고통과 희생의 시간이지요. 새벽편지를 쓴다는 것 역시 제 몸과 맘속에 있는 무수한 거짓을 깨치는 일. 말과 글이 온전히 일치되는 일. 머리로만 ’그렇구나‘가 아니라 그 인식마저도 제 맘속의 우물 안에서 출렁거리며 언제나 퍼 올릴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길 바라지요. 매 순간 배우고 또 새겨들어야겠습니다. 오늘도 누군가의 글과 말에 귀 기울이며 그들 마음의 눈을 겸허히 바라보겠습니다. 오늘의 시는 곽재구 시인의 <새벽편지>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새벽편지 - 곽재구

-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흔들만 깜박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고

우리들 가슴의 깊숙한 뜨거움과 만난다

다시 고통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해야겠다


자유로운 새소리를 듣기 위하여

자유로운 새소리를 듣기 위하여

따스한 햇살과 바람과

라일락 꽃향기를 맡기 위하여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새벽편지를 쓰기 위하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희망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10.10 새벽1.jpg 새만금내지에서 바라본 새벽과 일출
10.10새벽2.jpg 매립 위기에 몰린 수라갯벌 서식 새들, 새벽을 부르는 이들의 소리가 없다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침편지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