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201

2022.11.4 김남영<보름으로 가는 달>

by 박모니카

아침부터 저녁까지 유독 달 얘기가 많은 하루였어요. 수업을 끝나고 밤하늘을 올려다 보니 차가운 날씨 탓에 보름으로 가는 달이 더욱 스산하게 보이더군요. 보통 만월 (滿月)이라 하면 보름달, 둥근 달을 뜻했는데, 오늘나눈 만월(彎月)은 구붓하고 이지러진 달 얘기였지요. 꽉찬 둥근 달도 좋지만 가을의 낙엽과 어울리는 달의 형상은 역시 이지러진 초승달이나 그믐달이라고 지인들은 한마디씩 평을 냈어요. 누구와 만나서 무엇을 얘기하고 어떤 사유를 나누는가에 따라 나의 시간의 무게가 달라짐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사실 요즘에 내가 일을 하는지, 일이 나를 데려가는지 모를 정도로 머리가 맑지 못할 때도 종종 있었습니다. 달님 하나로 가을을 나누고 시를 낭송한 산소같은 사람들 덕분에 제 머리가 맑아졌었답니다. 오늘의 시는 김남영시인의 <보름으로 가는 달>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보름으로 가는 달- 김남영


하늘 한번 보소

바람에 구름가나

아직

덜 찬 달

보름을 향해

달리오


나를 한번 보소

세월에 백발되나

영글은게

무에있소


향하는 곳도

모름서


사실

향하는 곳

하난데

알고 모름에 뜻을 두어 무엇하오


하늘과 땅 사이에

너울너울 춤을

추는

한마리 나비되리라


11.4 만월 구부러진 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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