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202

2022.11.5 미카아처<나 진짜 궁금해>

by 박모니카


말랭이에 내려진 가을 햇살주렴은 가는 곳마다 바람에 너울댑니다. 어제는 어린 학생들의 단체 방문이 많았습니다. “얘들아 저 위에 있는 봄날의 산책은 책방이야. 그 아래 고양이 보이지? 진짜 계단을 올라가는 것 같지. 사진 찍고 싶은 사람 손들면 선생님이 찍어줄게.” 지도하는 선생님이 말했어요.

“그런데 박모니카는 누구예요? 작가가 뭐예요?” 어린 학생이 물었죠.

마침 가을에 물들어가는 골목길을 도느라 제가 학생들 속에 조용히 서 있었어요.

저도 모르게 “저예요. 글쓰는 사람이예요.”

“와.. 작가가 바로 여기 있네. 안녕하세요.”

제가 무슨 연예인 같았지요. 우리 말랭이마을이 어린이들의 세상에서도 환영받는 것 같아 괜히 좋았습니다. 집 한채, 땅 한조각도 제 것이 아니지만 함께 공유하는 문화의 공간, 말랭이는 모두가 주인입니다.

오늘은 2022칼데콧아너상을 받은 그림책 속에 나온 이야기가 시 같아서 나눕니다.

미카 아처의 <나 진짜 궁금해>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나 진짜 궁금해 – 미카 아처


심심해

우리산책갈까?

좋아


해는 세상의 전등일까?

물안개는 강의 이불일까?

산등성이는 산의 등줄기일까?

숲은 산의 털옷일까?

난 궁금해

나도


나무는 하늘의 다리일까?

나뭇가지는 나무의 팔일까?

뿌리는 식물의 발가락일까?

동굴도 입이 있을까?

조가비는 해변의 목걸이일까?

바다는 세상의 욕조일까?

시내는 지구의 실핏줄일까?

바람의 세상의 숨결일까?

비는 땅이 그리워 흘리는 하늘의 눈물일까?

달은 지구의 가로등일까?


나 진짜 궁금해

나도!

10.5골목길.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침편지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