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228

2022.12.2 오규원<우리들의 꿈이 그러하다>

by 박모니카

당신은 날마다 꿈을 꾸시나요. 12월 첫날부터 여러개의 새 꿈을 꾸었지요. 아침에 책방손님과 얘기를 나누면서도, 에세이집을 함께 출간한 문우들과 점심을 먹으면서도, 또 한 권의 시집 출간을 앞둔 시인과 얘기를 나누면서도,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제 꿈들은 저를 즐겁해 했습니다. 유별난 멀티형 인간이라고 저를 지칭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니지요. 한 가지에 깊이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저는 꿈을 꾸는 제모습 안에서 내뿜어 나오는 에너지가 좋아요. 저를 살아 있게 만들고 그 힘은 타인과 공유하는 삶의 물결로 퍼져 나가니까요. 오늘은 시 모임에 갑니다. 유명한 시인의 강의를 듣기보다는 그이가 어떤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시를 쓰는지를 들려주는 소소하고 잔잔한 말을 들으러 갑니다. 오고 가면서 또 다른 꿈의 바람이 저를 따라다니겠지요. 꿈꾸는 자만이 누리는 아름다운 삶의 주인공 바로 당신입니다. 오늘은 오규원 시인의 <우리들의 꿈이 그러하다>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우리들의 꿈이 그러하다 - 오규원

비상하는 새의 꿈은

날개 속에만 있지 않다 새의 꿈은

그 작디작은 두 다리 사이에도 있다

날기 전에 부드럽게 굽혔다 펴는

두 다리의 운동 속에도 그렇고

하늘을 응시하는 두 눈 속에도 있다

우리들의 꿈이 그러하다

우리의 몸 속에 숨어서 비상을

욕망하는 날개와 다리와 눈을 보라

언제나 미래를 향해 그것들을 반짝인다


모든 나무의 꿈이 푸른 것은

잎이나 꽃의 힘에만 있지 않다

나무의 꿈이 푸른 것은

막막한 허공에 길을 열고

그곳에서 꽃을 키우고 잎을 견디는

빛나지 않는 줄기와 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꿈이 그러하다

깜깜한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숨어서 일하는 혈관과 뼈를 보라

우리의 새로움은 거기에서 나온다

길이 아름다운 것은

미지를 향해 뻗고 있기 때문이듯

달리는 말이 아름다운 것은

힘찬 네 다리로

길의 꿈을 경쾌하게 찍어내기 때문이듯

새해가 아름다운 것은 그리고

우리들의 꿈이 아름다운 것은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의

비상하는 날개와 다리와 눈과

하늘로 뻗는 줄기와 가지가

그곳에 함께 있기 때문이다

꿈터1
꿈터2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침편지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