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231

2022.12.5 진장춘<마지막 달력>

by 박모니카

새해맞이 가족달력의 원고와 사진정리가 끝났네요. 2년전 저의 첫 에세이 출간시 기념으로 가족달력을 만들어볼까 했어요. 책의 내용이 부모와 형제에 대한 글이었거든요. 1년 12달 가족들의 생일과 제사를 기록하고 관련 사진과 시를 넣어 만들어서 형제에게 보여주니 엄청 좋아했어요. 일년동안 집안의 대소사를 서로 기억했어요. 작년에는 동생들이 먼저 만들어달라고, 올해 역시 ‘새해달력만들어봅시다’라며 사진을 보내왔네요. 바쁜 일상이었어도 달력에 들어갈 원고를 마감하고 인쇄소에 보냈네요. 달마다 만나는 가족들의 생일과 제사, 그들에게 보내는 시 한 수를 읽는 기쁨, 제가 먼저 다 누렸습니다. 제 막내동생(그의 나이 곧 50줄)이 담고 싶어하는 글은 ‘응답하라 1988중, 결국 가족이다’. 아픔도 슬픔도 보듬어줄 사람은 결국 가족이다 라고 써있군요. 혈연을 넘어 나의 모든 이웃이 가족이 되는 세상에 살고 싶은 사람들과 이 해를 보내고 저 해를 맞이하고 싶습니다. 오늘의 시는 진장춘시인의 <마지막달력>입니다. 봄날의산책 모니카


마지막 달력 – 진장춘

섣달 달력 한 장이

벽에 붙어 떨고 있다.

강물에 떠내려가고 있다.

달력이 한 장씩 떨어지면서

아이들은 자라고

철이 바뀌고

추억과 상처가 낙엽처럼 쌓인다.


마지막 달력이 떨어지면

나무는 나이테를 만들지만

인간의 이마엔 주름이 늘고

인간은 한해를 역사 속에 꽁꽁 묶어놓는다.


새 달력이 붙고

성장과 쇠퇴가 계속되고

그리하여 역사는 엮어진다.

크리스마스, 송년모임, 신년회

모임에 쫓겨 술에 취하다 보면

후회할 시간도 없이 훌쩍 세월은 넘어간다.


마지막 달력이 남으면

아이들은 들뜨고

어른들은 한숨짓는다.

그러면서 또 한 해가 역사 속으로 떨어져 나간다.

2022가족달력 마지막 달12월
일요일 오후 지인들과 송년의 담소를 나눈 찻집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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