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산책에 오늘은 무슨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요? 물론 있지요. 올해 마지막 행사 ’시낭송잔치‘가 있어요. 어제는 신인 에세이스트 3인과 작품에 대한 출간회를 마치면서 혼자서 저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지요. 남들 보기에 쉬지도 않고 왜 이렇게 일을 만드는가. 저는 보기만 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예요. 사람을 만나는 거예요. 좋은 사람을 만나는 삶을 즐기는 거예요. 공자님도 말했지요.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어떤 일을 아는 사람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때로 몸이 힘들 때도 있지만 맘이 힘들지는 않아요. 제가 만드는 일을 즐기니까요. 오늘도 시낭송에 15명의 시를 사랑하고 낭송을 즐기는 분들이 옵니다. 생각만 해도 행복합니다. 공자님이 또 이렇게 말했잖아요. <詩三百 一言以蔽之 曰思無邪> - 시를 알면 마음의 삿된 생각이 없어진다구요. 비록 오늘의 낭송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더라도 좋아하는 시 한편 낭독해보세요. 저는 신석정의 <자작나무 숲을 가던 소년을 위한 시>를 낭독하며 이 아침을 시작합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자작나무 숲을 가던 少年을 위한 詩 - 신석정
자작나무 숲길을 한동안 걸어가면 자작나무 숲 사이로 자작나무 이파리보다 더 파아란 강물이 넘쳐 왔다. 자작나무 숲 아래 조약돌이 가즈런히 깔려있는 강변을 한참 내려다보던 少年은 자작나무 숲 너머 또 구름 밖에 두고 온 머언 먼 고향을 생각해보았다.
자작나무는 자작나무대로 눈부신 太陽의 噴水 속에 하이얀 피부를 드러낸 채 강바람에 숨가쁘게 흔들리는 것을 少年은 제 심장의 고동으로 착각했다. 그때 少年의 心臟도 자작나무보다 더 혼란스럽게 뛰는 것을 少年은 알았다.
이윽고 少年은 강변으로 내려왔다. 자작나무 숲을 빠져 강변으로 내려온 少年의 발길은 어찌 그렇게도 무거웠는지 少年은 알 길이 없었다. 그러기에 少年은 강물 줄기를 타고 그 아리잠직한 제 꿈과 생시가 도도히 실려가는 강물을 보는 것이 더 서러웠다.
해가 설핏했다.
노을은 연꽃빛으로 곱게 타다간 또 사위어 갔다. 구름들이 모두 저희들의 고향을 찾아가노라고 분주한데 벌써 하늘에는 별들이 죽순처럼 촉촉 솟아나오는 것을 少年은 강변을 걸어가면서 바라보았다.
별을 바라보던 少年은 문득 어머니를 불러보았다.
그러나 대답이 없다. 어머니를 부르며 바라보는 하늘과 별은 한결 아스므라했다.
少年의 가슴속에 어머니가 살 듯 어머니의 마음속에 少年은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저 아득한 별 속에 있었다. 少年의 마음속에 별들은 있었다.
자작나무를 스쳐오는 푸른 강 바람은 少年의 머리칼을 자꾸만 흩날리고 있다. 마치 눈같이 하이얀 白馬의 갈기가 五月 바람에 자꾸만 날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