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240

2022.12.15 김현성 <마음속에>

by 박모니카

머피의 법칙이라고 하던가요? 아니 눈이 오는 철이니 ’설상가상‘이 낫겠어요. 어제는 하루종일 이상하게도 타인에 대한 시선이 엉키어서 불편한 하루였답니다. 마무리할 일들도 잘 풀어지지 않구요. 바로 전날엔 첫눈 맞으며 무슨 강아지 뛰듯 마음도 뛰었는데, 하루도 안되어 납덩이 같은 무겁고 답답한 마음이 저를 지배하더군요. 눈을 감고 있으니 갑자기 제 그릇이 보이는 거예요. 흐리멍텅한 물이 출렁거리는 그릇. 이럴 때 일수록 처음으로 돌아가는 결단이 필요했지요. 사람관계도, 일 처리도 처음 시작점을 찾으면 해결점이 보이거든요. 남편에게 맘의 고민을 상의하면 언제나 제 편이 되어줍니다. 사실은 제 편인 척 해주며 제 맘이 부드러워지길 기다려주는거죠. 그 덕분에 저녁이 되어서야 몇 가지 일이 해결되었습니다. 밤늦은 밥상은 멀리하는데, 아주 오랜만에 남편과 둘이 앉아 김장김치에 밥 한술 떴네요, 그제서야 남편과 저는 웃으며 하루를 접었습니다. 새로운 오늘을 기다리면서요. 오늘의 시는 김현성시인의 <마음속에>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마음속에 - 김현성


담을 수 없는 것임을 알았네

미움이나 사랑이나

때가 되면 흘러간다는 것을

새싹이 피었고

꽃이 피었고

꽃이 진다는 것을,

꽃이 질 때는 화려함이나 향기까지

죽는다는 것을

세상 모든 것을 담으려 했으며

늘 비워둔 채로 세월 보내다가

그대로 텅 빈 그릇이 되었네

텅 비었다는 것은 채울 수 있다는 것

비우다 비우다 더 비울 수 없을 때

맑은 소리로 우는 날

그대의 그리움이 노래가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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