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올까요? 했더니 정말 오더군요. 밤늦게 수업을 마치고 나오니 굵은 눈 방울이 쏟아지는거예요. 집 주차장에 차를 멈추려는데 제 맘이 말했죠. ’이대로 들어가면 또 앉아서 교정본다고 자판기만 두드릴텐데... 안되지. 은파라도 가자‘ 차를 돌렸죠. 낮에 읽었던 단팥빵에 대한 시를 떠올리면서 편의점가서 빵하나 사서 눈 속에서 먹어보자 했죠. 제가 그린 그림보다 은파호수는 세찬 바람 속 첫눈을 잘도 안아주더군요. 하루종일 커피를 마셨건만 달달하게 시럽 넣은 커피한잔과 호빵하나로 첫눈을 가득 담고 돌아왔네요. 오늘 아침 빙판이 생겨 차 운전을 못할지라도 밤새 펑펑 눈이 왔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잠들었어요. 이제 진짜 단단한 겨울세상입니다. 앙상한 제 몸을 다 드러내어 오히려 저를 놀래켰던 책방 옆 은행나무, 말랭이 우물 옆 항아리들, 책방 뜰 팽나무 가지 위에서 저를 기다릴 눈송이를 만나러 빨리 책방으로 가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