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242

2022.12.17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by 박모니카

어젯밤엔 뜻밖의 선물을 보았지요. ‘씨네군산’이란 영화제작처에서 나온 단편영화 두 편을 본 것이지요. 작품하나는 <휴가> 또 한 작품은 <월명동 김씨 아저씨>였어요. 영화장소로 익숙한 군산, 그중 제가 있는 말랭이마을이 나와서 더 신선하고 절로 귀 쫑긋, 눈이 활짝 커졌지요. 두 영화의 소재와 주제, 감독의 연출력, 배우들의 연기, 카메라기법 등의 독립된 다양성이 좋았구요. 영화의 세부사항 관찰에 빵점인 제가 지역의 단편영화를 통해서 영화의 매력을 조금이라도 느낀 시간이었네요. 진심으로 영화제작에 참여한 모든 분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무엇보다 군산시가 다양한 문화장르에 보이는 관심과 협조는 지역의 문화공유공생공락의 현장에 서 자긍심을 가진 문화시민으로 서게 합니다. 내년엔 더 다양한 문화매체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공기관에서의 열린사고와 실천을 희망해봅니다. 오늘은 토요일, 대설이 예고되어 있네요. 그런데 저는 지난밤 영화의 감상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마치 눈오는 날 당나귀 타고 백석시인이 영화처럼 올 것 같아서 기다립니다.

오늘은 백석 시인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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