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한지 넉 달만에 처음, 가족 넷이 모인 어제 저녁. 사이좋은 아들과 딸의 신세대 얘기를 듣고 있자니 남편은 통닭 한마리 사들고 오고, 눈치빠른 아이들은 얼른 ‘먹고싶었어. 아빠 최고야’라며 야식을 금한 저의 잔소리를 막더군요. 핑계김에 혼자하려던 생강껍질벗기기에 모두 동참하라했지요. 지인이 준 생강은 그 껍질이 얇고, 부드럽고, 향기가 참 좋았습니다. 생강담긴 둥근 그릇 하나를 가운데 두고 숟가락을 들고 생강껍질을 벗겼지요. ‘아~~향기가 달콤해. 생강만 만져도 감기가 얼씬도 못하겠다’며 서로 담소를 나눴네요.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중 박스접던 일가족같다느니, 집이 좁아지니 얼굴을 가까이 볼 수 있다느니... 수다소리가 반가웠어요. 자식들이 크니 벌써부터 좁은 둥지도 넓어지고 외로움도 커져만 갔는데 오랜만에 사람의 향기로 가득했지요. 달콤한 듯, 앗쌀한 듯한 생강향기가 스며든 손을 잡고 잠을 잤어요. 겨울철 감기예방 면역체를 만들어준 일등공신 가족사랑과 생강. 오늘은 생강을 곱게 갈아서 생강차를 만들거예요. 엄마, 생강을 주신 지인, 저와 가족들 골고루 나눠 먹을께요. 마음만이라도 생강차를 함께 드시고 감기 물리치시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