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많이 만나는 편이지만 만나면 더 행복한 사람들이 있지요, 어제도 그랬답니다. 아침부터 책방손님으로 강화도의 한 가족이 왔지요. 특히 아빠가 아이들에게 책을 선물하는 모습은 정말 보기만 해도 심장에 온풍기가 돌지요. 아빠는 원태연시인의 시집을 아들에게, 사랑하는 아내에게 권여선작가의 소설을 선물했지요. 제가 가만 있을 리가 없지요. 초등 11살 딸에게 맞는 청소년 동화집, 제 에세이, 출판사에서 펴낸 시집 두권을 선물로 드렸답니다. 강화도에 함민복시인이 있다고 말하며 책 하나로 가족과 인연의 끈을 이었답니다. 세상 밖에 살며 인연에 무심하게 사는 사람이 아닌 이상 제게 온 만남을 기억하려 합니다. 일부러 기억하기도 하지만 저절로 기억나는 것을 어찌합니까. 다행스럽게도 이 나이까지 사람으로 곤란을 겪은 적이 없으니 큰 복입니다. 오후에는 15년된 인연 두 사람이 찾아와 빵 수다를 떠니 행복했어요. 호칭으로 제 본명을 부르는 경우가 흔치 않으니, 저절로 마음이 열려졌지요. 동지 후 매일 날이 길어지네요. 더불어 주변 사물에 빛이 머무는 시간도 길어지구요. 저의 작은 정성으로나마 인연에 빛 구슬이 꿰어지는 시간도 길어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