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261

2022.1.5 이채 <당신과 겨울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by 박모니카

새해가 밝은 지 며칠이 지났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은 자주 했지요. 그런데 어제는 갑자기 ’새해 소망하는 꿈이 무엇일까요?‘ 라는 말을 하고 싶은거예요. 함께 봉사활동하는 이모님들께 여쭈니, 한결같이 ’지금처럼만 건강하길’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우리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방학때 공부를 벗어나 여행하고 싶다는 대답이 1등 이었어요. 제가 누군가요? 언제나 긍정적 대답을 주는 선생. 학생들에게 약속했지요. ‘너희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방학이 될 것이다.’ 학생들의 부모님께, 자녀들의 새해꿈을 귀 담아 들어보시고 꼭 기회를 주시라고 했지요. 우연히도 지인과의 톡 대화에서 여행얘기가 나왔어요. 지역의 어른이고, 고교 선배님 이시기도 한 그 분은 몽골여행기를 들려주었지요. 몽골의 집 ‘게르’에서 바라본 밤 하늘의 별 얘기, 조랑말(몽골어로 조로몰) 탄 얘기, 드신 음식사진 등. 말로만 들어도 몽골의 하얀 눈밭에 서 있는 듯 했어요. 부러워서 그랬을까요? 속으로 생각했어요. 직접 여행하는 것 못지 않은 최고의 여행은 ‘사람여행이야.’^^

세상이 아무리 넓어도 사람속만큼 넓을까 싶어서요. 오늘은 어떤 사람을 만나 여행할지 저도 궁금합니다.

오늘의 시는 이채시인의 <당신과 겨울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당신과 겨울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 이채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면

마음 스친 당신과는

인연 중의 인연이 아니겠는지요

아직 당신을 사랑한다 말한 적은 없지만

당신과 하얀 겨울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당신과 한 번쯤

꼭 가 보고 싶었던 눈 내리는 그곳으로

그곳이 어딘지는 알지 못해도

혼자 갔었던 예전의 그곳보다

좀 더 하얀 곳으로

좀 더 따뜻한 곳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언제 돌아올지도 정하지 맙시다


아무런 준비 없이

아무런 약속 없이

발길 닿는 그곳으로

그냥 떠났다가 그냥 돌아옵시다


당신과 내가

서로에게 짐이 되지 않을 정도의

거리에서

돌아오기에 길을 잃지 않을 만큼만

떠났다가

내일을 걸어가기에 늦지 않을 만큼에서

돌아오는

꼭 그만큼 되는 그곳으로 떠나기로 합시다


돌아와 먼 훗날

눈 내리는 그 어느 날에

당신과의 하얀 겨울 여행이

불현듯 그리워질 때

그때 당신을 사랑했다고 말하겠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침편지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