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Oh My Life

14일간의 글쓰기 기적

2020.9.11 브런치 매일쓰기 14

by 박모니카

아침에 눈을 뜨면 나의 루틴기제도 저절로 눈을 뜬다. 물론 루틴이라 함은 어느 정도의 규칙성이 답보되어 있음을 뜻하지만, 나의 경우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소위 부분부정(not always)이랄까 그런 모양새다. 그래도 나의 일상은 나름의 루틴 안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한다.


눈을 뜨면 머리맡에 놓인 시 필사집을 잡는다. 때론 의무적으로 때론 감정을 실고 시집을 펼친다. 얼마 전 후배들과 의기투합하여 시 필사에 대한 목표를 세운 뒤로 시필사가 글쓰기의 자극제가 되었다.


필사 후에 노트 탭을 통해,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나 KBS의 뉴스토막을 틀어놓고 듣기도 하고 흘리기도 한다.

오늘 아침엔, 추석을 앞두고 ‘고향에 오지 않는 것이 효도래요’라는 뉴스를 전했다. 당연히 코로나가 그 주범이렸다. 완도군수와의 인터뷰에서는 추석 귀향 방문으로 인해 코로나를 염려하는 것보다, 화상통화를 통해 부모의 안부를 주고받고, 상품권을 통해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솔직히 ‘흐흠’하며 부정도 긍정도 안했다.


오전 9시경, 아침으로 간단히 온수한잔 마시고, 사무실로 향한다. 요일마다, 정해진 일의 과정과 결과를 확인하고 점심은 가능하면 밥이 있는 식사를 한다. 1일 1 탄수화물 섭취를 정한지 두 달여째 실천중이다. 오후 2시30분이면 학원의 업무가 시작되어 저녁 9시경이면 대부분의 공적업무가 마무리된다. 나도 역시 다람쥐과 임을 매일매일 확인받고 있었다.


작년 가을부터 몰두한 일과 중의 하나가 바로 글쓰기이다. 올해도 역시 제1 목표로 글쓰기가 올라와 있다.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빛나다님’ 덕분에 브런치 작가로 데뷔도 했다. 동시에 다른 이웃분들과 함께 매일 글쓰기를 하면서 주고받은 피드백은 내 글을 더욱더 농축있게 만들어주었다. 무엇보다 나이 들어가며 잃어버린 자신감을 회복시켜주는 용수철 같았다.


또 다른 모임에 참여하여 영어원서 ‘Having'을 가지고 좋은 영문 글을 녹음하고 필사도 했다. 영어로 밥 먹고 사는 직업인데도 영문 글 읽고 암기하고 필사하는 데에는 게으르기 짝이 없어 늘 반성만 하고 있었던 참이었다. 이 약속도 참 잘 지키고 도움을 받았다.

영문필사가 끝난 후 후배들과 함께 시 필사에 도전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1일 1브런치 쓰자쓰자 1기 함께해요!! 오늘이말 님의 홍보글을 보았다.

“이건 또 뭐지? 시작하면 끝을 봐야하는데 할까 말까, 지역의 에세이팀에서 진행하는 10월 책 춢판을 위한 글도 써야 하는데. 오마이뉴스 기사도 최소 2주에 한번 꼴로 써야하고. 무엇보다 글쓰기 관련 책뿐만 아니라, 일단 읽기를 풍성하게 만들어 놔야하는데.”


고민하다 오늘이말님께 메시지를 남겼다. 고민 후 결정되면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하루의 고민 끝에 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의지코치가 필요해요”라고 전했다.


‘브런치 2주간 매일쓰기’를 시작하기로 한 결정적 이유가 있었다. 내 이름을 걸고 하는 일에는 언제나 첫째 좌우명 “최선은 늘 결과로 답한다”이다. 그런데 브런치 입문 후 할 일이 많다는 이유로 제대로 글을 올리지 못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 이번 기회를 이용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오늘로서 열 네번째 글을 올린다. 이 프로젝트가 동기유발체가 되어 정말 매일 쓸 수 있다면 좋겠다. 혹여, 매일은 아닐지라도 나만의 글쓰기 플랫폼이 있음을 잊지 않았음 좋겠다.


블로그입문 10개월의 과정 속에 이웃들 500여명과 사귀었다. 그 중 이십 여명은 문자를 종종 문자를 주고받는 진짜 이웃이 되었다. 좋은 일이 있으면 알려주고 싶고, 맛난 것이 있으면 나눠 먹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은 늘 물어보고 싶고, 슬픈 일이 있으면 함께 울어주고 싶은 이웃들이 생긴 것 같아 행복하다.


브런치 매일쓰기 역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내 글에 대한 구독자의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글에 ‘라이킷’을 달아주는 브런치 작가의 글을 읽어보는 것이 즐겁다.


신영복 선생은 ‘너른마당’ 이란 말을 좋아하셨다. 너른 마당이란 공간의 의미를 넘어서 소통과 만남의 장 인 열린마당이라고 했다. 브런치야말로 글을 쓰는 모든 이에게 ‘너른마당’이다. 브런치작가 신청하기라는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수많은 사람들이, 세계라는 거미줄 창을 통해 안부를 전한다. 이 열린마당에 발을 딛고,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복중의 상 복이다.


그러나 이 마당에 들어서도 여전히 눈치보며 쭈삣거리는 나 같은 초보자들에게는 그 누군가의 손길이 절실하다. ‘빛나다님’ ‘오늘이말님’ 같은 분들이 없었다면 언제나 외톨이 였을 것이다.

이 주간의 매일쓰기를 통해 만난, 라이킷과 댓글을 아낌없이 해주신 또 다른 이웃작가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가을이다. 배추를 심고 무씨를 뿌리면서 가을의 냄새를 따라갔다. 곧 있으면 더욱더 그윽한 가을 향기를 자아낼, 감의 천국이 도래 할 것이다. 감의 결실을 생각하며, 자연의 이치는 사람살이의 거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다음 글도 떠올랐다.

신영복 선생의 또 다른 글 ‘새 날의 빛나는 해는 어제의 수고가 영근 결실입니다.’

14일간의 브런치 글쓰기, 새 날의 빛나는 해 로 떠오르는 기적을 소망한다.

브런치매일쓰기.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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