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269

2023.1.13 용혜원 <비 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며>

by 박모니카

아침편지 271번째, 만 9개월의 단추를 채웠네요. 글재주는 부족하나 제 삶의 솔직함과 꾸준함을 무기삼아 매일 아침 보내드리는 편지를 읽고 답장을 주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작년 4월 어느날 50여명의 수신인으로 시작된 편지가 지금은 10여 배로 늘었네요. 이쯤되니 한편으로 걱정이 앞설 때도 있답니다. 정말 잘 하고 있는 것인지... 편지를 받아주는 분께 고맙다고 선물이라도 드려야겠다 싶어요^^. 제 편지의 시작점은 책방이 아닙니다. 학원운영 20년, 전 매달 편지를 씁니다. 아마도 그 편지쓰기가 토대가 되어 에세이 작가라는 문도 두드렸구요. 책방을 열기 전에는 ‘고도원의 아침편지’와 ‘박노해의 걷는 독서’로 매일 글 양식을 삼았습니다. 저는 좋은 것이라면 무조건 따라하고 싶은 욕망이 있어요. ‘욕망’이란 두 글자가 누군가에게 ‘성장과 발전’을 위한 감정이 되려면 고유한 사유의 우물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제 안에 출렁이는 우물의 맛과 결을 느껴봅니다. 어느 누가, 어느 무엇이 제 물결과 함께 호흡할까요. 앞으로 어떤 자세로 글을 써야 할지 생각해보는 아침입니다. 오늘의 시는 용혜원의 <비 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며>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비 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며 - 용혜원


내 마음을 통째로

그리움에 빠뜨려 버리는

궂은비가 하루 종일 내리고 있습니다


굵은 빗방울이

창을 두드리고 부딪치니

외로워지는 내 마음이 흔들립니다

비 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면

그리움마저 애잔하게

빗물과 함께 흘러내려

나만 홀로 외롭게 남아 있습니다

쏟아지는 빗줄기로

모든 것들이 다 젖고 있는데

내 마음의 샛길은 메말라 젖어들지 못합니다

그리움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눈물이 흐르는 걸 보면

내가 그대를 무척 사랑하는가 봅니다

우리 함께 즐거웠던 순간들이

더 생각이 납니다


그대가 불쑥 찾아올 것만 같다는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창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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