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271

2023.1.15 정재돈 <돌>

by 박모니카

토요일 오전 월명산길따라 산책하면서 책방까지 올라온 후배들과 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점심을 먹었죠. 제 눈에는 한없이 어린 후배로만 보이는데 군산살이 20년이 되니 이들도 저와 같은 나이 줄로 들어와 있더군요. 그래도 여전히 그들의 삶은 맑고 맑은 옹달샘물 같이 투명하고 성실합니다. 오후에는 군산의 대표적 전통시장 안에 있는 ‘시장책방’에서 행사한 ‘독립출판사대표와 지역작가들의 초청회'에 참석했어요. 저와 4인의 지역작가가 참여했는데요, 소담스런 책방에서 자신의 책에 대하여 아지자기하면서도 울컥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저의 작년 말랭이에서의 생활 이야기부터 제 출판사의 첫 번째 에세이집을 낸 이정숙 작가의 이야기까지 스펙트럼 빛처럼 다채로운 스토리가 흘러나왔어요. 사실 가까이 있어서 다 아는 것 같지만 모르는 것 투성이고, 자세히 보고 들어야 알게 되고 품게 됨을 다시한번 느낀 시간이었네요. 하루를 되돌아보니 만난 모든 이가 마치 처음 만난 사람들처럼 느껴진 시간들.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고개가 끄덕, 눈물도 고였답니다. 사각종이 한쪽 끝을 접어보세요. 그때부터는 사각이 아니지요. 같은 모양의 일상 모서리에 서서 한 발 내 딛을 당신에게 도전과 용기의 주문을 걸어보세요. ’수리수리 마수리, 아브라카타브라‘

오늘은 정재돈시인의 <돌>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돌 – 정재돈


처음부터 둥근 돌은 없다

모나고 울퉁불퉁한 돌이

깨지고 깎이면서

유연하게

구르는 돌이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단단한 돌은 없다

작은 모래 알이 뭉쳐지고

흐물흐물한 돌이

세파에 조물락거리면서

옹골찬 돌이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빛나는 돌은 없다

수차례 칠흙의 그늘을 맛보고

거뭇한 돌이

인내와 노력을 엮으면서

찬란한 광석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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