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 284

2023. 1.26 양광모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by 박모니카

오랜만에 책방문을 열었어요. 설 연휴동안 책방블라인드를 한번도 거두지 않은 완벽한 산장휴가였습니다. 잠깐씩 산책하며 책 3권 읽고 기사글 3편 쓰고 좋아하는 유투브영상(도올강의,알릴레오북스,역사와 인물이야기,세바시 등)듣기 정도만 했는데도 하루는 어찌 그리 짧은지요. 시간의 길고 짧음도 제 맘의 잣대가 정한 일이니 그 맘에게 잘 보여야겠다 생각했어요. 어제아침편지에 화답을 주신 손님 중 양광모시인이 있었습니다. 작년에 보낸 편지 중 5월 <보고 싶은 사람 하나 생겼습니다>와 12월에 <기다림>이란 시를 쓴 시인입니다. 새해 인사와 함께 멋진 사진과 <새해>라는 시도 받았습니다. 시 나눔을 하는 책방지기임을 밝히고 언젠가 직접 뵙는 인연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지요. 또 <아버지의 해방일지>작가 정지아씨와 톡으로 대화를 했습니다. 독후감 기사글(오마이뉴스)을 읽었노라고 감사의 인사를 받았습니다. 저는 생각했지요. 이 무슨 분에 넘치는 인복 홍복인가... 세평짜리 공간에서도 책이 보여주는 세상은 삼천리보다도 넓은 세상, 귀한 인연을 데려다 줍니다. 당신 마음의 지평을 넓혀 오래된 또는 새로운 귀한 인연에게 손 내미는 오늘 만드소서.

오늘은 양광모 시인의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 양광모


어제 걷던 거리를

오늘 다시 걷더라도

어제 만난 사람을

오늘 다시 만나더라도

어제 겪은 슬픔이

오늘 다시 찾아오더라도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식은 커피를 마시거나

딱딱하게 굳은 찬밥을 먹을 때

살아온 일이 초라하거나

살아갈 일이 쓸쓸하게 느껴질 때

진부한 사랑에 빠지거나

그보다 더 진부한 이별이 찾아왔을때

가슴 더욱 뭉클하게 살아야한다


아침에 눈 떠

밤에 눈 감을 때까지

바람에 꽃이 피어

바람에 낙엽 질 때까지

마지막 눈발 흩날릴 때까지

마지막 숨결 멈출 때까지

살아 있어 살아 있을 때까지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살아 있다면

가슴 뭉클하게

살아있다면

가슴 터지게 살아야 한다

양광모 시인이 찾은 목포의 어느 카페에서 바라본 풍경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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