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292

2023.2.3 文嘉(문가)의 <明日歌 내일 타령>

by 박모니카

신체의 어느 부분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지만 소리를 내는 목(성대)의 불편함은 제 직업과 바로 연결되더군요. 요 며칠 목소리를 덜 내는 대신 손가락과 눈이 내는 소리에 집중했어요. 눈을 감고 암송도 해보고, 손 글씨도 써 보았지만 다시 한번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몸이 힘들 때 나오는 신호에 귀 기울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언제나 청춘이 몸 안에 머무를 것 같지만 구별하기 어려운 희뿌연 실 날이 매일 매일 푸른 잎맥 자리에 눕는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았죠. 더불어 제 그릇의 크기도 모양도 다양하게 바꿔보기도 합니다. 작년에는 책방을 열면서 ’죽자살자‘ 하는 맘으로 일을 했었는데요, 올해는 ’죽자‘를 빼고 ’살자‘쪽에 더 마음의 초점을 맞추려 합니다. 책을 다 읽지 못해도, 글을 다 쓰지 못해도, 약속에 '반드시'란 말을 덜 써도, 행사를 덜 해도, 매일일지 칸을 비워놓아도... 괜찮겠냐고 저 자신과 상대에게 물어보려 합니다. 말로만 타령할 게 아니라 정말로 ’내일‘보다는 ’지금‘을 바라보는 맘을 안아줘야 겠습니다. 그러면 '진짜내일'이 저절로 '지금' 이 순간에 와 있을것 같으니까요.

오늘은 文嘉(문가)시인의 <明日歌 내일 타령>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明日歌 내일 타령 - 文嘉(문가, 명나라의 시인)


明日復明日(명일부명일) 내일 또 다시 내일이여

明日何其多(명일하기다) 그 내일이 어찌 많은가?


日日待明日(일일대명일) 날마다 내일을 기다리다

萬世成蹉(만세성차) 만세토록 미끄러졌도다


世人皆被明日累(세인개피명일계) 세인들 모두가 저 내일에 묶였나니

明日無窮老將至(명일무궁노장지) 가없는 내일에 문득 늙어 버렸도다


晨昏滾滾水流東(신혼곤곤수류동) 온종일 치런치런 물은 동에 흐르고

今古悠悠日西墜(금고유유일서추) 고금으로 해는 유유히 서로 기운다

百年明日能幾何(백년명일능기하) 백 년 동안 내일은 무릇 얼마이더냐?

請君聽我明日歌(청군청아명일가) 내 명일 타령을 그대 듣기 청하노라

알프스 마터호른 봉우리. 지인이 보내준 사진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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