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294

2023.2.5 홍여호 <上元詠月(상원영월)>

by 박모니카

어제 아침 편지에 입춘이니 두 개의 복 주머니 ’대길(大吉)‘이와 ’다경(多慶)‘이를 받으시라 했는데, 염치없게도 그 복이 모두 책방으로 왔나봐요. 오랜만에 나온 책방주인의 등을 토닥거리는 따뜻한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과 함께 입춘에 올 손님들을 기다렸지요. 아니 웬걸, 첫 손님으로 텍사스에서 온 아름다운 ’미쿡연인’이 들어와서 버벅거리는 영어로 수다 떨고요, 연달아서 가족, 연인, 친구들의 모습으로 찾아온 귀인들께 책도 팔고 땅콩, 책방달력 나눠주기에 바빴답니다. 무려 새로운 인연 20여명이 책방에 새봄을 가득 쏟아붓고 가셨어요. ‘입춘대길 건양다경’이 쓰인 천상의 주렴이 제 두 팔 위로 길게 펼쳐졌지요. 저도 역시 말랭이 어머님들이 만드시는 막걸리와 파전 잔치 상에 지인들을 초대하여 ‘역시 우리 박작가가 최고여’라며 칭찬받았지요. 오늘은 정월 대보름, 하지만 올해 가장 작은 달이라고 하네요. 작으면 어때요. 당신 맘이 크시니 담겨질 달도 역시 세상에서 가장 큰 달이겠지요. 그 달빛 다 모아서 이 세상의 어둡고 슬픈 곳에 사는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오늘이길 소망합니다. 오늘은 정월 대보름을 노래한 홍여호 시인의 <上元詠月 상원영월>입니다.

봄날의산책 모니카.


上元詠月(상원영월) 정월 대보름 달을 노래한다 - 洪汝河(홍여호, 조선의 시인)


淸宵蟾彩十分姸(청소섬채십분연) 맑은 밤의 달빛은 부족함 없이 아름답고

賸作新年第一圓(잉작신년제일원) 새해에 여유롭게 제일 둥근 원을 그리네

和氣融光添冷暈(화기융광첨랭훈) 화기로운 밝은 빛이 찬 달무리를 보태니

却憐春月勝秋天(각련춘월승추천) 봄 달이 가을하늘보다 도리어 어여쁘구나

2.5대보름2.jpg 오랫만에 길굿 장단에 흥겨웠어요
2.5대보름3.jpg 바닷가 군산, 어업의 성어와 일년 복을 비는 당산제
2.5대보름1.jpg 월명산에 떠오른 정월보름달(입춘날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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