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323

2023.3.7 김용택<세상의 길가>

by 박모니카

함께 사는 세상이라지만 함께 무언가를 이루는 공공(共功)의 모자이크를 완성하는 일은 참으로 어려워요. 사람들의 마음 줄기가 늘 변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참아낸다면 더 새롭고 더 창의적인 또 다른 변화의 열매가 나오기도 해요. 어제는 공공(公共)의 목적으로 시도되는 두 곳의 문화현장을 만났어요. 하나는 책방과 말랭이마을 어른들이 함께 하는 성인문해교실 ‘동네글방’ 오픈 날. 10명의 마을 어른들이 기초한글의 읽고 쓰는 능력을 배워요. 문해교육 교과서, 시집, 그림책 등의 자료로 약 6개월정도 공부하지요. 글방으로 출석한 마을 학생들?의 설레임을 상상해보세요. 왼쪽 가슴에 무명손수건을 차고 학교 운동장에 들어서던 제 모습이 떠올랐어요. 어린 눈에 엄청나게 커보였던 학교운동장, 이제는 작아 보이지요. 배움으로 채워지면 큰 세상이 두렵지 않은 것과 같아요. 아마 말랭이 마을 어른들도 그렇게 변화할 거예요. 또 한 곳은 군산 대야면, 오일장에 설치될 상설미술공간이예요. 전문가만 그리고 전시하는 미술공간이 아니라 비전문가의 발길이 쉬운 곳으로 탄생해요. 말랭이 동네글방 얘기는 제가 진행하니 종종 말씀드리구요, 미술공간 얘기는 발품 팔아 재미난 얘기 들려 드릴께요. 두 곳의 공통점은 군산문화도시센터가 ‘문화‘라는 이름표를 달고 시민이 가진 고유의 가치를 표현해보자고 시작하는 거예요. 결과에 매달리지 않고 변화의 과정을 바라보고 즐기면서요. 그러다보면 분명 혼자서는 어려운, 함께 해서 아름다운 지역문화의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요.

오늘의 시는 김용택시인의 <세상의 길가>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세상의 길가 - 김용택


내 가난함으로

세상의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배부릅니다.


내 야윔으로

세상의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살이 찝니다

내 서러운 눈물로

적시는 세상의 어느 길가에서

새벽밥같이 하얀

풀꽃들이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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