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냥 ’오늘‘이라 하지 마시고 ’청명‘ ’식목일‘이라 불러주세요. 요며칠 꽤나 더웠지요. 얼마나 더웠으면 이꽃저꽃 할 것 없이 제 순서도 모르고 얼굴을 보였을까요. 내리는 비를 맞아보니 답답한 맘이 뻥 뚫렸어요. 아마 꽃들도 목마름으로 지쳐있던 가슴에 내린 비가 고마워 꽃비를 선물할거예요. 하지만 이 비가 그치면 꽃들을 밀쳐내고 나오는 푸른 잎에 새겨질 봄의 이별. 벌써부터 맘에 눈물기가 돌아요. 하긴 어디 봄만 짧을까요. 지나온 세월 모두 이 봄 한 순간보다도 짧은 것을요. 얼른 머리를 흔들며 이별의 도랑의 건너갑니다. 촉촉해진 텃밭에 감자씨를 심을 생각을 하니 다시 제 맘에 움이 싹터 오르구요. ’청명에는 부지갱이를 심어도 싹이 난다‘는 속담처럼 봄꽃으로 실컷 목욕하고 놀았으니 이제 씨(모종)를 심어 새 생명의 출발을 도와야지요. 어젯밤은 4월 봄꽃과 봄비를 그린 한시 몇 편을 읽었지요. ’봄밤의 일각은 천금의 가치로다‘라고 말한 소동파의 <봄밤>, ’강에 가득한 봄비가 실실이 푸르다’라고 노래한 진화의 <봄의 흥취>, ‘봄비로 짙푸른 버들의 빛이 더욱 싱그럽네‘라고 읊은 왕유의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등... 새벽봄비따라 이 시인들의 노래소리가 들려오는군요. 동시에 7080을 대표하는 가수 이은하의 <봄비>라는 노래도 흥얼거려지구요. 어쨌든 오늘의 이름처럼 청명한 날씨를 기다리며 오랜만에 깊은 독서도 하고 진한 커피한잔과 빵으로 달콤한 아침을 맞이하렵니다. 고정희 시인의 <봄비>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