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출근길은 당황했어요. 말랭이골목에 한 노인이 쓰러져 있었거든요. 너무 놀라서 저는 119신고를, 남편은 그분을 일으켜 세웠죠. 제가 제일 무서워하는 피도 흘리고 있었구요. 구급차가 바로 와서 상황을 전해주고 병원으로 가는 것까지 보고 왔답니다. 하루종일 우리 부부의 대화에 그 할아버지의 안부가 있었네요. 마음의 돌멩이를 거둬주는 듯 중후한 책방손님(부부)이 오셨어요. ’산 길로 난 책방이길래 일부러 찾아왔어요‘라고 말하며 저도 좋아하는 시인들의 시집을 고르셨어요. 글을 쓰는 분 같아서 더욱더 반가운 손님이었답니다. 책방에 기증한 중고 책 중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판형의 이해인시인과 한용운시인의 시집이 있더군요. 기증받은 중고책은 되팔아(1000-2000원) 기부금에 보태지는데요, 이 책들을 보는 순간 후다닥 샀습니다. 시인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국수가락 들이마시듯, 후루룩 읽었어도 이내 한 줄기 산소가 제 몸 안에 들어와서 명쾌한 하루를 보냈답니다. 또 저녁에는 <조국의 법고전 산책> 중 ’베카리아의 <범죄와 형벌>‘편 죄형법정주의에 대한 개념을 읽었는데요, 얼마전 오마이뉴스 방송에 나온 조국씨의 목소리가 들여오는 듯 재밌었습니다. 책방지기는 책도 팔겠지만 책을 읽고 책을 추천하고 책을 공유하고 또 좋은 글을 필사도 하고,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 기본자세겠지요. 그러려고 책방을 열었기에 오늘도 처음 그 마음을 꺼내어 혹시라도 모가 나 있다면 부드럽게 감싸주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습니다.
오늘은 한용운 시인의 <「사랑」을 사랑하여요>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사랑」을 사랑하여요 – 한용운
당신의 얼굴은 봄 하늘의 고요한 별이어요.
그러나 찢어진 구름사이로 돋아오는, 반달 같은 얼굴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어여쁜 얼굴만을 사랑한다면, 왜 나의 베갯모에 달을 수놓지 않고 별을 수놓아요.
당신의 마음은 티 없는 숫玉이어요. 그러나 곱기도 밝기도 굳기도, 보석 같은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