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25

2023.5.13 이해인 <5월>

by 박모니카

한 주간을 바쁘게 살았다면 오늘이 얼마나 반가울까요. 오늘이 저겐 그런 날이네요. 하긴 아침편지를 보면 항상 즐거운 날만 있을 것 같긴하죠^^ 오늘도 친정엄마와 삼십여년만에 고향찾은 막내이모와 군산의 이곳저곳을 구경할 예정입니다. 두 분은 외가집에서 큰딸과 막내딸사이랍니다. 요즘 며칠 두 분의 얘기를 들으면서 마치 외할머니를 비롯한 고향섬사람들이 등장하는 연극을 보는 듯한 재미가 있는데요. 왜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지나가버린 기억이 또렷히 세워지는걸까 하는 두뇌의 신비로움에 감탄합니다. 특히 지금은 사라져버린 섬의 골목골목과 외가집 앞마당까지 바다물이 차 오르며 조약돌들이 내던 자글자글 수다에 대한 말씀까지. 섬처녀들의 가슴속에 품었던 시인보다 더 시인 같은 감성코드는 듣기만 해도 즐겁습니다. 두 분은 군산에 대한 추억도 엄청나지요. 군산의 째보선창, 해망동 선창을 중심으로 월명산 전통시장 등, 당신들의 젊고 통통거리며 신나게 걸었던 길따라 추억여행을 기획하고 있네요. 군산속에 살면서 군산을 다시보는 여행, 이 또한 새로운 여행자로 사는 방법입니다. 특히 말랭이마을을 안내하는 가이드로서 저도 다른 가이드처럼 건물마다, 풍경마다 해설을 붙여봐야겠습니다. 오늘도 마을 어머님들이 붙여주시는 파전을 대접하구요. 편지를 받으시는 모든 분, 오늘의 시간도 당신만의 그릇에 잘 담아 시원스레 들이켜서 건강한 주말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이해인시인의 <5월>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5월 - 이해인(1945-현, 강원도양구)


찔레꽃 아카시아꽃 탱자꽃 안개꽃이

모두 흰빛으로 향기로운 5월,

푸른 숲의 뻐꾹새 소리가 시혼을

흔들어 깨우는 5월

나는 누구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고

신록의 숲으로 들어가

그동안 잃어버렸던 나를 만나고 싶다

살아서 누릴 수 있는 생명의 축제를

우선은 나 홀로 지낸 다음

사랑하는 이웃을 그 자리에 초대하고 싶다


때죽나무꽃.. 후두둑 차 창문에 하얀면사포 베일처럼 쌓여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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