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같이 먹을까요‘라는 말. 앞으로도 뒤로도 옆으로도, 어떻게 누워도 참말로 든든한 둥근 언덕같은 말. 나이들수록 소식해야 건강히 오래산다는 말에 귀가 쏠리지요. 하루 세끼 다 먹으면 무슨 일이 날 것처럼 말하는 별별 경험자들의 말을 따라 ’하루 한끼 잘 먹기‘로 결정하고 그 무게추를 ’점심‘에 달았답니다. 아침엔 사과와 당근으로 나이뱃살 빼볼까, 저녁엔 물 몇 잔으로 하루종일 짓눌렀던 손과 발의 부은 그림자를 들어내볼까 고민하면서요. 그러다보니 누군가와 점심 한끼 맛있게 먹으면 그처럼 행복한 시간이 없습니다. 지인을 통해 가끔 받는 재밌는 생활 글의 주인공이 누구일까 궁금하던 참에 드디어 그분을 만났는데요, 무려 시집을 6권이나 출간한 중견작가더군요. 본인을 작가라 칭하는 것에 손사래를 쳤지만 책방을 찾은 또 한 분의 글 재인(才人)이었습니다. 점심 후 책방주위를 산책하며 월명의 초록동네 곳곳에 피어난 예쁜 여름꽃들을 만났어요. 연분홍 찔레꽃, 쑥부쟁이, 산딸나무꽃, 낮달맞이꽃, 금계국화 등등. 아침편지대문에도 활짝 피어나라고 제 사진에 기꺼이 담겨주데요. 커피 한잔 속에 지인들의 사는 이야기를 모아서 사무실로 오니 오후의 무거운 일상이 에너지를 얻은 듯 가볍게 날았답니다. 오늘은 책방의 글쓰기 모임이 있는 날, 그러고 보니 지난주에 ’점심 한끼 같이 먹어요‘라고 했던 약속이 생각나네요. 매주 맵쌀밥보다 더 맛나고 찰진 찰쌀밥 같은 문우들의 글을 가장 먼저 읽어보는 행운을 만나요. 오늘은 제가 점심 한끼 대접해야겠어요. 덤으로 오월의 늦봄 향기도 듬뿍 안겨주고 싶습니다. 책방을 찾아주시는 모든 글쓰는 분들이여, 언제나 당신의 발걸음이 가볍도록 책방 문을 활짝 열어놓겠습니다. 앗, 한가지... 미리 전화주신다면 더 고맙지요. 저도 이 아름다운 녹음과 꽃들이 혼자 놀도록 할 수는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