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6.12 용혜원 <한번쯤은>
제 나이쯤 되면 평생 하던 일에서 물러나는 ’은퇴’라는 단계를 맞이하게 되죠. 은퇴 후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한 대답도 가지가지 이지만, 그 모두에게 꼭 필요한 것이 있어요. 특히 자본주의 세상이니 머니머니해도 money가 없으면 물리적 환경뿐만이 아니라 마음도 가난해지겠죠. 어느 경제 유투브에서 사회 초년생(평균 200백원 선의 월급)에게 돈을 모아서 돈에서 자유로워지는 법을 설명하는 이야기를 잠깐 들었어요. 열심히 땀흘려 일하는 근로소득 외에 자신만의 창작소득에 대해 언급하더군요. 사실 젊은 세대들이 이런 말을 다 이해해서 삶을 꾸려간다면 누가 은퇴후를 걱정하겠어요, 세상살이가 유수와 같아도 걱정, 풍랑이 몰아쳐도 걱정.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에 따라 걱정이 ‘기회’가 되는 것을 ‘아는 힘’이 더 중요하지요. 말씀 드린 것처럼, 요즘 제 주변에는 글쓰기로 노후를 준비하는 분들이 많아요. 아마도 창작소득의 근원이 될 수도 있겠지요. 물론 제 지인들은 경제적으로 가난을 이미 경험했던 분들이라 ‘반드시, 이것으로 무언가를 해야돼.’라는 의지로 글쓰기를 하고 있진 않지요. ‘이 나이쯤 되니, 내 얘기를 쓰고 싶을 뿐’이라고 대답하죠. 오히려 부끄러운건 바로 저예요, 글쓰기에 제가 무슨 역량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전문적인 과정을 맡아본적도 없는데, 책방주인이 설강한 글쓰기 수업이라고 가끔 본인들의 글을 읽어봐달라고 하는 점이죠. 저야말로 춢판사관련 공부도 해야하고, 글평론에 대한 책도 읽어봐야 하는 책임감만 늘어나고 있네요. 하여튼 주말동안 받은 몇 편의 글을 읽으면서 ‘아 이분들은 은퇴 후 사회적 경제적 상실감을 느낄 시간도 없겠구나. 저절로 창작소득이 생기겠네.’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몸이 바쁜 월요일 아침, 갑자기 여행 한 장면이 떠오르는 걸 보니,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일까요^^ 오늘은 용혜원시인의 <한번쯤은>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한 번쯤은 – 용혜원(1952-현, 서울출생)
한번쯤은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면 안 될까
그동안 하고 싶어도
혹시나 해서 미뤄뒀던 일
설마 해서 망설였던 일
아무 생각 없이
아무 후회 없이
눈 딱 감고 한 번쯤은
폭 빠져버리면 안 될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상으로 돌아올 수만 있다면
한 번쯤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