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66

2023.6.23 김영랑 <수풀아래 작은 샘>

by 박모니카

연 이틀 전주도서관여행을 했지요. 하루는 문화도시팀과, 또 어제는 제 글쓰기 벗들과요. 같은 곳, 같은 것을 뭐하러 두 세번씩 보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 이미 알고 있었어요. 외형은 같은 여행일지라도 그 어떤 곳도 같지 않음을. 다름을 찾아내는 것이 저의 즐거움이었습니다. 특히 어제는 전날 가보지 않았던 도서관들도 여행길로 안내, 문우들의 감탄세례를 받으며 속도전(주어진 시간이 짧아서) 여행의 묘미도 있었어요. 수박 겉핥기로 일차 상면하고 다시 한번 고요한 방문을 추진해보라 말씀드렸네요. 바쁜 일정에 보여주고 싶은 곳은 많아서 전투적으로 움직이는 저를 보고 속으로 생각했어요. ‘하여튼 모니카의 체력과 정신력, 정말 못말려. 누가 시킨다고 누가 돈을 준다고 이 열정을 보이랴.’ 여행비로 2만원 내어, 풀꽃세상에서 19900원 짜리 맛난 점심으로 저를 위로했습니다. 정말 알뜰한 여행,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중년의 여성파워여행^^ 동행한 문우들은 책방하는 저보다 더 앞장서서 말했지요. ‘책과 문화가 살아있는 군산을 위해 우리 뭔가를 해보자’ 얼마나 힘이 되는 말인가요. 솔직히 일반인이 자신의 지역문화를 위해 눈에 띄게 할 수 있는 일. 있어도 매우 어렵지요. 중요한 것은 ‘생각의 차이’입니다. 정말 함께해서 고마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행사 두 가지를 소개하고 싶어요. 하나는 군산 새만금의 수난역사과 갯벌지킴이 운동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다큐영화 ‘수라’가 전국개봉. 아름다운 영상미와 일반인(시민생태조사단 오동필씨) 주인공의 소탈한 일상이 무기인 이 영화를 꼭 보시길 강추합니다. 난생처음 영화배우가 지인인 영화...영화화면에 나오는 사람들이 20년 동안 만나온 사람들이라는 점도 신기하네요. 또 하나 6월 말랭이골목잔치가 있습니다. 이 행사 후 7-8월은 더위로 잠정 쉰다고 해요. 이제 슬슬 장마비로 여름 지붕이 엮어지겠지요. 오늘과 내일, 푸른 하늘 포송포송 구름아래 진 푸른 나뭇잎 진액 한 방울씩 마시며 몸과 맘이 세례받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김영랑시인의 <수풀아래 작은 샘>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수풀 아래 작은 샘 - 김영랑


수풀 아래 작은 샘

언제나 흰 구름 떠가는 높은

하늘만 내어다보는

수풀 속의 맑은 샘

넓은 하늘의 수만 별을 그대로

총총 가슴에 박은 샘

두레박이 쏟아져 동이 가를

깨지는 찬란한 떼별의 흩는 소리

얽혀져 잠긴 구슬 손결이

웬 별나라 휘흔들어 버리어도 맑은 샘

해도 저물녘 그대 종종걸음 훤 듯

다녀갈 뿐 샘은 외로워도

그 밤 또 그대 날과 샘과 셋이 도른도른

무슨 그런 향그런 이야기 날을 새웠나

샘은 애끈한 젊은 꿈 이제도 그저 지녔으리

이 밤 내 혼자 나려가 볼꺼나

나려가 볼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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