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엄청난 울분을 쏟아내던 소낙비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요. 아직도 시시때때로 변덕을 부리며 하늘의 심기를 타전하지만 그래도 시나브로 진짜 여름 하늘의 빗장이 열려지는 것 같아요. 어제도 몽실몽실 흰 꼬리 흔들며 다가오는 우리집 복실이처럼, 흰구름도 책방 가까이 내려앉아 제 속을 보여주며 속삭이더군요. ’오늘 만난 사람들 덕분에 행복하지?‘라구요. ’당근 행복하지’라고 대답해줬지요. 매일 같은 사람을 만나도 다른 모습에서 매력을 느끼는데요, 오랜만에 만난 사람을 보는 기쁨은 그 행복이 몇 배나 더하겠지요. 누군가를 만나기 전 그 사람을 향한 마음을 준비하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은 셀레임! 부족한 제가 어제도 그런 사랑을 많이도 받았습니다. 아침 일찍 책방에 오신 한 손님은 제 브런치를 구독하신다며 들어오셨죠. 통성명후 감사 인사로 제 에세이집을 선물로 드렸구요 추천하는 책을 기꺼이 사가셨지요.
”스무해 전 쯤 월급날이면 허기진 듯 책을 사들고 돌아왔는데, 오늘 아침 오래간만에 그랬어요. 당분간 배부를 듯합니다.“라는 그녀의 말은 아직도 쟁쟁합니다.
이사하느라 오랜만에 글쓰기 수업에 오신 '지 선생님'과 시원한 소바를 먹으며 글쓰기에 대해 나눈 얘기들은 마치 옥색 비취 주렴을 한 줄 한 줄 꿰매는 듯 소중했어요. 책방을 찾은 또 다른 손님은 봉사활동으로 인연을 맺은 모 학교의 선생님. 사회의 약자들을 늘 가까이 보고 있는 그녀의 체험 얘기에 감탄과 존경이 절로 나와요. 생각해보니, 어제도 참 많은 분들이 제 품 안으로 들어오셨네요. 한 사람도 그냥 지나갈 수 없으니 제가 엄청 욕심이 많은가 봅니다. 오늘은 새벽부터 분주하네요. 친정엄마부터 말랭이 어머님들, 우리 사랑하는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저를 찾는 사람이 많아서요. 그중 아침식사를 함께 하기로 한 지인과의 만남에 맘이 설렙니다. 그 사람 역시 세상에 둘도 없는 따뜻한 맘을 가진 사람이니까요, 욕심 많은 제가 몰래 몰래 그 온기를 훔쳐 와야겠습니다.^^ 오늘은 함석헌 시인의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