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오랜만에 간단히 아침밥 같이 드시게요“ 라는 말에 저도 역시 큰 부담 없이 찾아간 지인의 집. 살림, 음식, 양육의 달인, 게다가 전문직으로 가정경제를 끌어가고, 부모형제와의 우애, 부부자식과의 사랑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녀. 무엇보다도 사람의 마음을 ‘어쩜 이렇게 편히 해주는가’ 싶어서 어제도 한마디 부러움을 표했습니다. ”하늘이 너무 부당해. 남을 부러워 한 적이 없는데 쬐끔 부러워지려고하네“ 라며 그녀가 차려준 아침밥을 같이 먹었습니다. 사실 금주간 제가 운동을 하다가 약간의 타박상을 입었었는데요, 아프면 안된다고, 밥 한끼라도 직접 해주고 싶다고 해서 어제 아침 그녀를 만났거든요. 제 가족을 포함하여 누군가가 아플 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기껏해야 바깥에서 밥 사주는 일. 그런데 그녀가 차려놓은 밥상은 세상에서 다시 나올 수 없는 ‘저를 위한 밥상’에 놀람을 넘어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골곰탕에 호박잎, 양배추잎 곁든 된장쌈, 김치전을 비롯해서 10첩도 넘는 잔치상을 받았습니다.
”아니, 이거 뭐야... 못살아 못살아. 매일 시어머니 음식 만들어가기도 바쁜 사람이 무슨일이예요. 내가 무슨 아픈사람이라고, 그리고 내가 뭘 해준게 있다고 이런 호강을 받아요?“
라고 말해도 정말 나를 위해 밥상을 차리면서 행복했다고 말하는 그녀의 마음에는 도대체 누가 살고 있을까요. 한시간 여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사는 얘기에 더없이 즐거워 하루가 배불렀습니다. ‘이렇게 먹으니 살이 빠질리가요.‘ 라고 말하면서요.^^ 별도로 제 가족들이 먹을 음식까지 챙겨주어서 남편과 딸도 그 맛난 음식들을 받았네요. 제가 참 잘살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오랜만에 저녁을 함께 먹으며 사람과 사랑에 대한 여러 말을 주고 받았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참 복도 많아요. 별거 아닌 제 사사로운 이야기를 매일 아침 들어주는 분들의 아량이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깃털보다 가볍고 시시한 제 글에 멋진 무게추를 달아 읽어주며 격려해주는 분들. 조용한 침묵으로 늘 응원하며 엄지척을 날려주는 분들. 어쩌다 편지가 늦으면 곧바로 무슨 일인지 안부를 묻는 분들. 이분들이 매일 아침 챙겨주시는 하루의 밥상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제가 무엇을 더 바랄까요. 지금은 등 뒤에서 산새들이 밥상을 차려주네요. ”여름 휴가도 즐겁게 보내요“ 라구요. 오늘부터 며칠간 학원이 휴가거든요. 속으로 한마디 약속을 합니다. ’나도 누군가를 위해 진짜 맛난 밥상 꼭 차려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