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116

2023.8.12 신석정<들길에 서서>

by 박모니카

비가오네요. 그런데요 장맛비도 태풍비도 아닌 살짝쿵 가을비 냄새... 제 코가 개코보다 나으니 아마 맞을거예요^^ 새벽부터 강하게 커피향이 끌려오는 건 아마도 계절의 이음새를 준비하는 여름의 그림자 덕분일거예요. 주말이라서 그런지 주간동안 노고했던 제게 주는 위로의 빗방울 같기도 해서 손바닥에 방울들을 담아봅니다. 어제는 학원의 동료가 결근하는 바람에 무려 8시간이나 연속 수업을 했지요. 사실 진짜 몸은 힘들었지만, 초등학생들과의 수업 덕분에 맘이 즐거운 시간이었답니다. 어린 친구들과 제가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저의 눈과 마음의 높이가 진정으로 고개 숙였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주어진 하루를 더욱더 감사하게 만든 것은 군산야행 행사에서 열린 ‘시낭송’발표회 였어요. 다행히 늦은 시간이라도 몇 분의 낭송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구요, 낭송전문가들이 부안출생 신석정 시인의 시를 연이어 낭송하는 시간, 저는 정말 행복했답니다. 언제나 그렇듯, 함께 즐기는 지역인과 방문객들의 수가 좀 더 많았더라면 하는 아쉬움, 그리고 시낭송 하는 사람들을 존대할 수 있는 무대설치 미비 등,,, 정말 시의 행사 속에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먼저이길 부탁드립니다. 아무튼 아무리 작은 행사라도 수고하는 자는 늘 어려움이 따르구요, 방관하는 자는 늘 불만으로 말을 뿌리지요. 혹시라도 오늘 군산의 야행 행사에 참여하신다면 따뜻한 눈으로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비 오는 이른 가을새벽, 저는 꽃들이 떨어진 곳이 어디메뇨 하며 둘러볼까 합니다. 낙화의 아름다움을 찾아서요.

신석정 시인의 <들길에 서서>를 들려드립니다. 봄날의산책 모니카

들길에 서서 - 신석정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 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림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일과 이거니….

8.12신석정1.jpg
8.12신석정2.jpg
8.12신석정3.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다시봄날편지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