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8.15 이채 <8월의 바다>
저는 늘 어부의 딸이라고 말하지요. 하다못해 가요도 ’어부의 노래‘가 좋습니다. 휴일은 오늘, 딸과 함께 당일치기 여행을 갈까 하는데요, 어디로 갈까요~~ 며칠 전 엄마 말씀에 “매미가 가까이 우는 걸 보니 벌써 찬바람 불고 가을인갑다” 라구요. ’매미가 가까이 오면 가을이예요? ‘라고 물었죠. 지인과의 대화에 이 얘기를 다시 물으니 ’격물‘의 이치라고 하더군요. 중국의 사서 중 하나인 <대학>에 이 말이 나오지요. 어부마님 울엄마는 이런 경전을 읽지 않았어도 오랜 세월동안 몸에 새겨진 이치로 아시나봐요. 격물치지(格物致知)- 사물에 대하여 깊이 연구하여(격물) 지식을 넓히는 것(치지)-는 평생을 두고 배우는 자세로 살아가라는 뜻이겠지요. 배움의 대상으로는 자연에 존재하는 사물이 바탕에 있지만 결국 우리는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속에서 살다가 인생을 마치는 건 아닌가 해요. 그만큼 누군가를 만나서 알기까지는 정답도 없고 길도 많다는 뜻이지요. 아무리 넓은 바다도 아무리 높은 산도 사람의 맘속 한 길을 헤아리는 것보다 쉽다 하니 참 오묘한 것이 사람입니다. 그래서 ’소우주‘라 하겠지요. 하지만 그 ’알수없음’과 ‘호기심’덕분에 인간의 문명과 문화가 만들어져 왔습니다. 일상의 소소함도 내가 중심에 서면 문화가 되고 문명이 됩니다. 혼자보다는 둘이서면 더 크고 멋진 그림이 되구요. 저는 오늘도 주인으로 살고 싶습니다. 저의 프로필에 새겨진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내가 현재 있는 곳에서 주인이 되면 그 모든 곳이 진리의 자리다‘-를 다시한번 낭송하며 이 새벽의 기운을 제 것으로 휘몰아 세웁니다. 오늘은 이채시인의 <8월의 바다>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8월의 바다 - 이채
8월의 바다
그 바다에서
얼마나 많은 연인들이 만나고
그리고 헤어졌을까
넘실대는 파도에 하얗게 이는 물보라
그 물보라에
얼마나 많은 사랑이 밀려오고
그리고 쓸려 갔을까
그래서
겨울바다는 늘 쓸쓸한가 보다
8월의 바다 그 바다 저편
한번도 가본 적 없는
숲으로 떠 있는 외로운 섬 하나
하얀 갈매기 날으고
구름도 쉬어가는 그곳
그곳에 혹시
보고픈 연인이라도 머물고 있지나 않을까
그래서
그 섬은 늘 그리운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