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9.29 성명진 <추석>
어제밤 하늘 둥근달을 보셨나요. 어찌나 밝고 둥근지 참 예쁘더군요. 소위 수퍼문처럼 보여서 지인들에게 사진으로 날라다 드렸답니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추석을 맞는 응원글을 들여다봅니다. 한 해의 풍작을 서로 기뻐 나누는 마음을 먼 조상에게까지 전달하는 우리의 고유풍속, 그 마음이 가장 크고 둥글어 한쪽으로 기울이지 않으려는 배려하는 지혜가 가득합니다. 또한 균형추의 양 끝에 놓여있는 지난여름과 다가올 겨울을 미리 경계하며 오늘만이라도 가장 쾌청한 계절의 농군이 되어 즐기자는 모습이 훤하지요. 저도 아침에 시댁 선산으로 가서 여러 어르신들에게 인사드리네요. 며칠전 시숙가족이 벌초를 하다가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는데, 그 소식을 이제야 듣고 참으로 미안했습니다. 우리 민족에서 가족의 가장이라는 무게감은 평생 들고 가야할 벌칙 같은 제도. 특히 명절때는 그 마음이 더 커지겠지요. 고생하셨다고 시숙 가족때 맛난 점심 대접해야겠어요. 다행히 시동생이 요리가여서 제 마음을 잘 알아주고 상차림을 해준답니다^^ 손위 동서가 부침개를 싸서 주길래, 익산에서부터 고소한 향기를 이끌고 오는데요, 운전 내내 저를 지켜준 밝고 둥근 달이 호위무사로 보였답니다. 오늘밤 더 강하고 든든한 여러분만의 호위무사를 대대적으로 환영하시고 두 손 잡고 소원도 빌어보세요. 전 어제도 빌고 욕심많게 오늘도 또 빌어볼랍니다.
오늘은 성명진 시인의 <추석>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추석 – 성명진
성묘를 간다.
가시나무 많은 산을
꽃 차림 하고 줄지어 오르고 있다.
맨 앞에 할아버지가
그 뒤엔 아버지가 가며
굵은 가시나무 가지라면 젖혀 주고
잔가지라면 부러뜨려 주고......
어린 자손들은 마음 놓고
산열매도 따며
산길을 오르고 있다.
도란도란 말소리가 흐르고
그렇게 정이 흐른다.
산 위에 동그랗게 꽃 줄을 내는 일가족,
오늘밤엔 꼭 요 모양인
달이 뜨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