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기 빛이 떨어지더니, 한 울음 소리가 내려앉더니 이내 사방이 차가운 빗줄기로 가득합니다. 이 비가 오려고 했을까요. 지난 며칠동안 가을 같지 않은 더위가 있었지요. 날씨가 궂으려면 몸이 먼저 알려준다는 어른들 말씀. 사실 저도 몸의 일부에서 보내는 신호를 알기 시작했답니다. 마음은 아직도 청춘이건만 ’허허‘ 하며 현실의 저를 인정하네요. 어제의 피로를 감싸안고 왠일로 깊게 잠들었는데, 눈꺼풀에 내려앉은 번개빛과 천둥소리에 움찔하며 깨었습니다. 아마도 아침편지 쓰라고 누군가가 일부러 흔들어 깨 준듯한 시간이군요. 어제, 주말은 아침부터 하루종일 소위 군산 문인들의 잔치에 기웃거렸습니다. 가족간 세대간 소통을 위한 시낭송잔치, 군산시인들의 시를 노래로 작곡해서 올려진 ’시를 노래하다‘ 잔치, 그리고 저녁엔 소담스럽게 소통의 화원을 만드는 지인들의 잔치에까지 골고루 귀동냥했지요. 제 학생들도 참여한 ’소통 시낭송‘에서는 말 그대로 조부모세대, 부모 세대와 자녀들이 함께 노래하고 시를 낭송하는 특별한 기획(20팀 출연)이 돋보였구요, 무엇보다 시 낭송을 통해 우리 글, 우리 말에 대한 자긍심을 보여준 어린이들이 대견했습니다. 윤동주의 <별 헤는 밤>과 <눈>을 들려준 어린이들이 기억에 남네요. 이어서 관람한 것은 군산 문인협회 주관의 ’시를 노래하다‘. 군산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의 시가 노래로 불리워지는 형태는 시낭송과는 또 다른 문화활동이었어요. 지난 2년여 간에 걸쳐 기획되어 무대에 올려졌다 하니, 시인뿐만 아니라 작곡가, 성악가, 음악가 등의 협연으로 노래 꽃을 피워 낸 시인들의 시는 아마도 큰 복을 받은 거지요. 시와 음악의 어울림처럼, 다른 장르와의 협연을 상상하며 무대공연을 즐겼답니다. 문인, 문화들과의 인연이 제 삶의 어느 마디에 숨어있었던 건지, ’세상일 참으로 오묘하다’고 또 생각합니다. 오늘은 평화와 사랑의 실천에 귀 기울이면 더 좋은 날. 가수이자 작사가인 한영애의 <조율>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