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랭이입주작가 명찰을 달고 산지 만 2년. 마을사람들도 ’작가님‘이라고 불러줍니다. 그런데 아직도 저에게는 낯설기만 한 호칭. 듣고 나면 누가 들었을까 혼자 두리번거리기도 하지요. 요즘은 한술 더 떠서 같은 문우(文友)대열에서 머리 하나를 더 내밀고, 때론 얼토당토 않은 지식으로 말을 떠벌이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하늘이 내 얼굴을 덮어 주었으면 하지요. 어제의 글모임에서도 느꼈답니다. 제 그릇의 테두리를 넘어가는 물방울의 세례를. 엄청 반성했음을 고백합니다. 학원에 돌아와서 수업 준비를 하면서, 간간히 올해 썼던 글들을 읽어보았지요. 어쩌다보니, 요즘은 순수하고 투명한 에세이를 습작하는 일도 게으르군요. 기껏해야, 글 저장소에는 기사성 글들만 늘어져 있구요. 올해 더 정신없이 살았다는 뚜렷한 증거들이 차고 넘칩니다. 메모지에 쓰인 좋아하는 시의 제목들을 쭉 읽어보다가 이문재 시인의 <혼자의 넓이>라는 시를 다시 읽었습니다. 얼마 전 이 시인이 어느 강연장에서 이런 말을 하셨다네요. ’혼자의 넓이'는 곧이어 ‘자기성찰, 우애, 환대'로 이어진 세상과 만난다고요. 작은 일상부터 안으로 살피길 부단히 노력해야겠어요. 그래야 그늘진 혼자가 누군가를 환대하는 일에 용기가 생길 테니까요. 오늘은 이문재 시인의 <혼자의 넓이>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