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안 넓적바위에 올라 푸른 밤하늘 Super Moon을 사진에 담는 여인. 군산여류시인들의 동인지 <나루>에 그녀의 이름도 있더군요. 인생이란 원래 그렇게 오묘한 길인가 봅니다. 지난번 말랭이동네글방 시낭송회에서 저를 도와준 선배님들과 점심 한 끼 먹었죠. 그중 한 분이 오랫동안 꽃과 나무 농원을 하셨다길래 귀가 솔깃, 어느 갤러리에서 성인장애인들의 그림전시회가 있다길래, 또 귀가 솔깃. 수업 전 주어진 시간이 야물딱스럽게 맞아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봄날의 산책’ 출판사 이름으로 갓 나온 산문집 <한발짝 멀어지기 한걸음 다가가기>를 출간한 왕고참 선배님이 저를 태우고, 또 다른 든든한 선배님 두 분의 호위를 받으며 나들이를 가니 정말 신이 났지요. 하얀 ’스토크‘ 꽃다발까지 받고 대야장에 있는 농원을 찾았어요. 무엇보다 그녀 고택의 오랜 역사는 머리돌에 새겨진 일본식 용어 ’대정 10년(서기 1921년)‘으로 알 수 있었어요. 조경전문가답게 마당 한가운데 놓은 엄청 커다란 넓적바위와 소나무 두 그루에서 주인의 품을 가늠할 수 있었네요. ’나도 저런 품을 가진 사람이 되고싶다...‘ 마치 초등학생의 읊조림처럼 가슴에 울렸습니다. 돌아와 동인지를 펼치니 우연히도 동행한 세 분의 글이 모두 실려 있네요. 그분들은 모두 시인이었던 거지요. 시를 사랑하는 여인 천하 속에 서 있는 모니카. 올해도 각양각색으로 굴러온 복, 원 없이 받으며 살았습니다. 아침부터 모 중학교 진로코칭수업이 있군요. 제가 받은 복을 주머니에 담아 학생들에게 나눠주렵니다. 오늘은 박선희 시인의 <그리움이라 말하지 마라>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