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나오니 밤 12시. 흰 눈이 펄펄 내리고 있었어요. 영화 <서울의 봄>이 연일 인터넷 라인에 오르내려서, 11월의 마지막 밤을 오랜만에 남편과 영화테이트를 했네요. 둘 다 핸드폰 사용에 따르는 혜택을 사용할 줄도 몰랐다가, 매월 영화 1편씩은 볼 수 있다는 말이 생각났거든요. ’우리도 한달에 한번, 공짜 티켓 혜택 좀 사용해봐요. 이렇게 영화보니까 괜찮네. 맨날 돈을 어디다 쓰는지... 문화소비자 되어야 문화가 살아나지^^‘ 영화의 내용이 추측가능해서 제 나이엔 약간 아쉬운 스토리라인이었어도, 연기광, 배우들의 연기에 몰입되어 재밌게 봤습니다. 분장 탓인지, 영원한 조각미남 정우성님의 중후한 모습, 황정민님의 미친듯한 연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40년이 지났건만 여전히 ’우리 시대의 봄‘엔 민주주의 꽃이 만개하지 않아 역사와 시대의 절망이 더해지기도 합니다. 시간되시면 볼만한 영화로 저도 추천하고 싶군요. 오늘은 12월 첫날. 사실 몇 달 전부터 고민이 있었지요. ’아침편지 발송을 언제 멈추나’ 하는 생각으로요. ‘전 여전히 매일 아침 저에게 편지를 쓸텐데,,, 왜 그냥 하는 대로 하면 되는데... 굳이 멈추려고? 매일 공개되는 저의 투명한 일상, 보여준다고 해서 무조건 다 솔직한 것인가. 솔직하다면 다 좋은 것인가...‘ 생각 하나가 떠오르면 제가 제 생각의 주인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편지발송만 해도 그렇습니다. 요즘 세상 남의 사생활을 누가 얼마나 재밌어하랴 싶다가도, 사소한 일상을 글을 써보겠다는 욕심 하나로 시작된 아침편지. 어느 순간 제 글이 저를 무미건조하게 만드는 ’생각의 맹탕‘을 느꼈습니다. 안되겠다, 변화가 필요하다!! 오늘부터는 최소 12월 한달만 이라도 500명이상, 그 누군가에게 보내던 이 편지를 브런치에만 올리면서 내면의 변화를 당겨보려 합니다. 저도 올해 한 여러 일들을 정리할 시간, 새해 하고 싶은 또 다른 여러 일들을 고민할 시간들이 필요해서요. 내리면서 녹는 눈, 한송이일지라도 연못 위에 고요한 파문을 내며 그 안의 생명들에게 긴장과 평화가 공존하는 삶터를 만들어줍니다. 저도 아침편지라는 이 작은 삶터에 가지런한 빗자루를 들고 한번 돌아볼까 합니다. 오늘은 국순정시인의 <오메 또 12월이네>입니다. 물론 저는 시인과 다르게 참 재밌게 살았던 한 해이지만요.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