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맘이 평화로운 새벽입니다. 어제로서 말랭이에서의 일 년 활동을 마무리했어요. 한 달에 한 번 열었던 골목잔치, 동네글방 시화전 등 올해도 정말 정신없이 열심히 살았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가네요. 출판사로서 지인들의 책 출간 역시 거의 마무리 되고요, 저의 4번째 에세이는 천천히 하려고 합니다. 누가 쫓아오며 달라는 이도 없으니까요. ^^ 어제 말랭이 어머님들을 만나니, 한결같이 제가 다시 살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고 두 손 박수를 치며 환영해 주었는데요... 정말 마음 따뜻한 그분들의 환대에 기쁘면서도 한편으로 혹여나 빈 공간은 없었을까, 근심도 살짝 들었습니다. 그러나 또다시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그 공간이 채워질 날도 있으려니 하고 이내 맘을 씻어냈네요. 오늘은 미술에 문외한인 제가 한국화 전시회를 하는 김승호화백과 인터뷰가 있어요. 다른 지역인 군산에서 성당을 가야 하는데 제가 교우여서 반갑다고 함께 가자 하시네요. 덕분에 미술에 대한 식견을 듣고, 또 다른 인연을 만나는 기회가 생겼어요. 돌이켜보면 말랭이 책방하면서 얻은 일등 재산은 바로 ’좋은사람‘이라고 말함에 주저함이 없습니다. 정현종시인의 시 <방문객>에서처럼, 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가지고 온 수많은 책방 손님들. 새해 책방운영에 관한 아이디어도 생각해보고, 책방지기 동료로 새 사람도 맞이하고, 무엇보다 저를 위한 고요한 시간이 많이 충만 될 수 있도록 기도하려 합니다. 평화와 침묵의 지혜를 가르쳐주는 최고의 벗, ’책과 글쓰기’를 늘 가까이하여 밝은 지혜가 제 몸처럼 움직이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오늘은 김남조시인의 <편지>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