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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봄날편지233

2023.12.8 양광모 <가장 넓은 길>

by 박모니카

대학수능시험지를 받으면 필적문구라는 글이 보입니다. 2024 필적문구는 양광모시인의 시 <가장 넓은 길>의 마지막 연,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였습니다. 지난 9월 작가와의 만남에 초대했던 시인인지라 더 반가웠지요. 시인도 역시 기쁨을 감추질 않았는데요, 시 한 구절이 수능을 본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였기를 바란다고 하시더군요. 오늘은 수능생들의 성적이 나오는 날입니다. 저도 고3 학생들이 있었기에 나름 긴장되는군요. 물론 수시합격한 친구들은 여유롭구요. 오늘은 저의 제자들에게 이 시를 들려주고 싶네요. 어제는 저의 지도교수께서 안부전화를 주셨지요. 만나지는 못했어도 잘 지내고, 바쁘게 살고 있는걸 TV로 보았다며,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도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멋진 제안 하나를 하시더군요. 물론 영어에 관한 일이지요. 어떤 실험 결과물을 글로 옮기고 지역문화와 연결, 실천해볼 사람으로 저를 생각하셨다네요. 순간 기운이 쑤욱 솟아났지요. 어떤 아이디어인지 궁금하시죠^^ 제가 잘 진행하면 그때 또 말씀 드릴께요. 영어교육전공으로 인연을 맺어, 석사논문, ’영어스토리북이 초등영어교육에 미치는 효과‘를 매우 신선한 발상으로 인정해주셨던 교수님. 벌써 20여 년 전 얘기네요. 결국은 사람의 인연처럼 단단한 그물은 없는 듯 합니다. 새해에 무슨 일을 재밌게 할까, 요즘 고민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이 과제가 저에게 새로운 기쁨의 원천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공부하려는 자의 욕구는 지나침이 없다 하니 열심히 새로운 공부에 도전해볼까 합니다. 오늘은 양광모 시인의 <가장 넓은 길>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가장 넓은 길 - 양광모


살다 보면

길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원망하지 말고 기다려라


눈에 덮였다고

길이 없어진 것이 아니요

어둠에 묻혔다고

길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빗자루를 들고

묵묵히 눈을 치우다 보면

새벽과 함께

길이 나타날 것이다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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