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김장하는 날. 제가 하냐구요? 창피하게도 저는 엄마와 동생들이 담아줄 김장만 들고 오겠지요. 김장을 하루 만에 하는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뭐가 그리 바쁜지, 손 한번 거들지 못했는데, ’김치통 들고 아침 일찍 건너오거라. 그리고 새우젓 받은 거 있다면서 수육보쌈이랑 겉절이에 쓰게 꼭 챙기고.‘ 라는 엄마의 전화가 새벽을 깨웁니다. 최근 3-4년 사이, ’이번만 하고 안 할란다. 이번 김장이 끝이다.‘ 를 말씀하셨지만, 해마다 엄마의 김장은 쉬지 않습니다. 김장 전후 엄마의 ’오메 오메‘소리를 수백 번 들어도 ’아, 저 소리가 멈추면 안되지...‘라며 형제들은 조릅니다. ’엄마 김치 아니면 못 먹어요.‘라구요. 하여튼 오늘은 김장잔치를 하는 날, 어부이셨던 울 아버지, 고깃배 식구들이 겨우내 먹을 최고의 음식이었던 울엄마 김장김치. 어느 겨울날 배추 2000여 포기로 골목길을 다 채우고, 동네 사람들이 며칠 동안 김장을 도와줄때, 하늘에서 흰 눈이 내려와 빨간 양념통으로 스스르 빨려 들어가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이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겠지만 배추도 기껏 100포기 밖에 안 되지만, 마음만은 그 시절을 생각하며 한바탕 소란에 장단을 맞출 우리 형제들. 생각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아, 오늘은 영상하나 첨부할께요. 올봄 3월에 군산시에서 찍어간 인터뷰인데요, 저도 어제 처음 보았습니다. 말랭이 입주 2년간의 살림살이를 정리하고 새 입주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영상을 보았네요. 10여 개월 전의 모습인데, 왠지 더 젊어보이는 것은 지금의 제 모습이 더 익었다는 것이겠지요^^. 어젯밤 안개가 짙어서 정훈희의 <안개>라는 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지더군요. 오늘 날씨도 포근할거라 하니 가벼운 산책으로 건강을 저축하는 휴일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곽재구 시인의 <겨울의 춤>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