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물방울 하나가 떨어지는 소리, 고요한 새벽에 파문처럼 들려옵니다. 복실이의 코 고는 소리도 예사롭지 않구요. 어느새 이 친구도 14살(사람나이로 거의 백수)이니, 저의 하루가 복실이에게 약 두달 여... 웅크리고 자면서 잠꼬대하고, 코 고는 행위를 이 고요 속에서 바라보네요. 오늘따라 더 안스러워 보여서요. 잠시 후면 친정엄마와 목욕여행을 가야하기에 저절로 일찍 눈이 떠졌습니다. 오늘부터 며칠간 학원방학인데요, 아직도 끝내지 못한 학원사무를 차분히 정리할 시간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어요. 어제 학생들에게 방학을 공지하면서 오늘이 무슨 날일까요? 라고 물으며 자답하기를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날’이라고 말하며 간식을 나눴답니다. 방학인사로 ‘Happy New Year’를 합창하며 금주간 수업을 마무리했지요. 특별한 의미의 꼬리표를 달아놓자면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금요일!‘ 당신께서는 무엇을 더 하고 싶으신가요. 특별함이 극히 주관적일지라도 그래도 오늘이란 시간 속에 뭔가를 그려넣고 싶지 않으신가요. 저도 제 동그라미 속에 그림 하나 넣었답니다. 새해 소망하나 매달린 날개도 그렸어요. 일년동안의 수고함에 위로를 허락하는 표식을 단 날개... 훨훨 푸른 하늘로 날 수 있는 날개를요. 오늘부터 카운트다운 3일, 오늘이 가기 전에 가장 먼저 당신 자신에게 선물을 주세요. ’올해도 잘 살았어. 함께 잘 살았어.‘라고 위로의 토닥임을 주세요. 삼일 전 무료급식 자원봉사현장에서 한 노인이 넘어져서 119가 올 때까지 말동무를 하며 들었던 말 ’잘 살아왔는데...이런‘ 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누구나 넘어질 수 있는 삶, 하지만 누구나 다시 설 수 있는 삶이 또 기다려지는 새벽입니다. 오늘은 안도현시인의 <열심히 산다는 것은>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