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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봄날편지259

2023.1.3 구상 <새해>

by 박모니카

책방에도 새로운 책방지기가 왔습니다. 물은 어디론가 흘러가는 것이 이치인 듯, 지난 2년동안 저와 함께 책방을 지켜준 지인이 떠나고 새로운 분이 오셨지요. 환타지소설을 쓰는 분이신데요, 시나 에세이를 쓰는 문우들의 글에 대한 소감발표도 매우 잘 하셔서 군산에 이런 분이 있구나 했답니다. 하여튼 저와의 인연으로 책방의 새 주인장이 되셨습니다. (저를 만나는 사람은 모두 다 책방주인장^^) 김치찌개 한 그릇으로 점심 먹으며 책방대표로서 이런저런 일을 전해드렸는데요, 선 채로 몸 한번 돌리면 눈으로 다 들어오는 책방인지라, 따로 상업행위를 할 것도 없고 ’여기서 좋은 글 많이 쓰세요.‘라고만 했답니다. 벌써부터 묘한 환타지의 주인공들이 눈에 보인다하니, 정말이지 봄날의 산책에서 멋진 작가탄생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전공했으며 드라마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시는 분이라, 올해 책방에서 특별한 글 세상을 보여줄 책방지기가 될 것만 같은 예감이 듭니다. 오늘은 새해 3일차. 예부터 사람들은 숫자 3에 중요한 의미를 두었지요. 특히 ’완전수’ 라는 개념을 두어 가능하면 ‘세 번까지‘를 외쳐봅니다. 아마 저를 두고 한말 인지 저도 오늘까지 ’완벽한 쉼‘을 갖고 싶은데, 아쉽게도 학원개강을 하는군요.^^ 학생들에게는 새해인사로 ’오늘도 열공!!‘이라고 해 놓고 저만 실컷 노는 것 같아서 미안했는데 금주간 간식 만들어서 새해 소망도 들어봐야겠어요. 특히 방학 중 ’도전! 책읽기‘에 합류하도록 유도할 예정이지요. 그러고 보니 어젯밤에 읽은 문구 하나 들려드릴까요. 올바른 도리를 키우는 최고의 수단 중 하나는 바로 ’독서‘.


人心如良苗(인심여량묘) 사람의 마음은 좋은 묘목과 같아서

得養乃滋長(득양내자장) 양분을 얻으면 무럭무럭 자란다

苗以水泉漑(묘이천수개) 묘목은 샘물로써 물을 대어 키우지만

心以理義養(심이리의양) 사람의 마음은 옳바른 도리로써 키운다

오늘은 구상시인의 <새해>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새해 – 구상


내가 새로와지지 않으면

새해를 새해로 맞을 수 없다

내가 새로와져서 인사를 하면

이웃도 새로와진 얼굴을 하고

새로운 내가 되어 거리를 가면

거리도 새로운 모습을 한다


지난날의 쓰라림과 괴로움은

오늘의 괴로움과 쓰라림이 아니요

내일도 기쁨과 슬픔이 수놓겠지만

그것은 생활의 율조律調일 따름이다


흰 눈같이 맑아진 내 의식意識은

이성理性의 햇발을 받아 번쩍이고

내 심호흡深呼吸한 가슴엔 사랑이

뜨거운 새 피로 용솟음친다.

꿈 나의 충직忠直과 일치一致하여

나의 줄기찬 노동勞動은 고독을 쫓고

하늘을 우러러 소박한 믿음을 가져

기도祈禱는 나의 일과日課의 처음과 끝이다.


이제 새로운 내가

서슴없이 맞는 새해

나의 생애生涯, 최고의 성실로서

꽃피울 새해여!

런던아이에서 새해맞이 한 딸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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