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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봄날편지260

2023.1.4 용혜원 <1월>

by 박모니카

때때로 부러운 사람이 있습니다. 상황에 맞추어 적절한 위트(wit 재치)를 구사하는 사람들이지요. 저는 유머러스한 말의 재치가 없답니다. 개그나 코미디를 보아도 머리로 해석은 잘 하지만 그 너머에서 은은히 풍겨 나오는 웃음장치를 즐기지 못하니까요. 초록이 동색, 유유상종인지 제 지인들도 저와 크게 다르지 않아 배울 기회도 적군요. 그런데 어제는 저와 '같은 과' 라고 생각했던, 아니 항상 언행에 모범이셨던 한 대학선배께서 엄청 큰 웃음을 주었지요. 점심을 먹다가 터져나온 웃음에 큰 실수를 할 뻔 했다니까요. 소위 아재개그 몇 개를 선보이셨는데, 제가 마음이 허해진 걸까요? 왜 그렇게 재밌고 웃음이 나던지... 반듯한 모습의 현직 선생님, 선배의 또 다른 매력이 멋져 보였습니다. 영어 한 단어를 가르치더라도 이왕이면 여유와 웃음을 주면서 학생들의 기억에 쏘옥 들어갈 수 있도록 재치까지 겸한 선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려면 정신의 여유로움이 필요한 듯 싶어요. wit라는 단어에 ’정신적 능력‘이란 말도 있으니까요. 일부러 개그표현까지 알 필요가 있을까 싶다가도, 혹여라도 알아서 체화된다면... 무미건조한 겨울바람 같은 제 맘에도 작고 작은 씨앗 한 조각이 움트지 않을까요. 하여튼 아재개그 몇 개 찾아서 학생들에게 실험해 봐야겠어요. 통할까나^^

오늘은 용혜원시인의 <1월>입니다. 봄날의산책 모니카


1월 - 용혜원


1월은 가장 깨끗하게 찾아온다

새로운 시작으로 꿈이 생기고

웬지 좋은 일이 있을것만 같다

올해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어떤 사람들을 만날까

기대감이 많아진다

올해는 흐르는 강물처럼 살고 싶다

올해는 태양처럼 열정적으로 살고 싶다

올해는 먹구름이 몰려와

비도 종종 내리지만

햇살이 가득한 날들이

많을 것이다


올해는 일한 기쁨이 수북히 쌓이고

사랑이란 별하나

가슴에 떨어졌으면 좋겠다

동틀무렵 달과 기러기떼의 조우
또 하루의 동쪽이 붉어오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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