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부러운 사람이 있습니다. 상황에 맞추어 적절한 위트(wit 재치)를 구사하는 사람들이지요. 저는 유머러스한 말의 재치가 없답니다. 개그나 코미디를 보아도 머리로 해석은 잘 하지만 그 너머에서 은은히 풍겨 나오는 웃음장치를 즐기지 못하니까요. 초록이 동색, 유유상종인지 제 지인들도 저와 크게 다르지 않아 배울 기회도 적군요. 그런데 어제는 저와 '같은 과' 라고 생각했던, 아니 항상 언행에 모범이셨던 한 대학선배께서 엄청 큰 웃음을 주었지요. 점심을 먹다가 터져나온 웃음에 큰 실수를 할 뻔 했다니까요. 소위 아재개그 몇 개를 선보이셨는데, 제가 마음이 허해진 걸까요? 왜 그렇게 재밌고 웃음이 나던지... 반듯한 모습의 현직 선생님, 선배의 또 다른 매력이 멋져 보였습니다. 영어 한 단어를 가르치더라도 이왕이면 여유와 웃음을 주면서 학생들의 기억에 쏘옥 들어갈 수 있도록 재치까지 겸한 선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려면 정신의 여유로움이 필요한 듯 싶어요. wit라는 단어에 ’정신적 능력‘이란 말도 있으니까요. 일부러 개그표현까지 알 필요가 있을까 싶다가도, 혹여라도 알아서 체화된다면... 무미건조한 겨울바람 같은 제 맘에도 작고 작은 씨앗 한 조각이 움트지 않을까요. 하여튼 아재개그 몇 개 찾아서 학생들에게 실험해 봐야겠어요. 통할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