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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봄날편지261

2024.1.5 채전석 <희망사항>

by 박모니카

’매니아(mania)’ 무언가에 대한 열광을 뜻하죠. 맘속의 긍정적 에너지로 뭉쳐진 열정이라면 무슨 걱정이 있겠어요. 정치권의 야당대표 암살미수 사건으로 온 나라가 난리입니다. 갑자기 나라 전체가 '2분법 매니악(maniac)-양극으로만 열광하는 사람‘들로 들끓는 것 같아요. 지금이 어떤 시대인지 구분이 가질 않을 정도로 야만의 시대, 극단의 시대로 되돌아 간듯해서 참으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렇다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관심으로 대처하자니 어지러운 세상을 향한 맘속의 소리는 끊임없이 울리고요. 그저 소소한 일상으로 꾸밈없이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행복인 줄 알고 있는데, 요즘은 무엇이 올바른 기준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입니다. 하여튼 극과 극으로 치닫는 우리 사회의 눈먼 자들이 제발 개안할 수 있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잠시후 새벽 6시, 문우들과 단톡 아침인사를 합니다. 지난 가을철 진행했던 글쓰기 수업의 연장입니다. 겨울철이라 외출을 삼가고 온라인으로 글쓰기합평을 진행하자는 의견이 있었는데요, 오늘이 그 첫날입니다. 제가 봐도 이 문우들이 글쓰기에 대한 열정은 대단합니다. 바로 이런 열정들이 우리 사회에 가득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책과 글을 사랑하는 중년의 여성들이 새벽잠을 깨치고 각자의 생각으로 토론합니다. 기운찬 정담 현장이 될 것 같아 어느새 눈뜨고 기다리는 새벽입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은 지역의 채전석 시인의 <희망사항>이란 시를 들려드립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희 망 사 항 - 채 전 석


내 작은 시집이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의

떨림 감춘 선물이면 좋겠다


내 작은 시집이

잠든 환자의 머리밑에

꽃과 함께 놓였으면 좋겠다


공원이나 호숫가 벤취 위

외로운 사람의 친구가 되고

엄마가 아이에게 들려주면 좋겠다


내가 처음 선물한 어린 왕자를 받아들고

당신이 기뻐한 것처럼

누군가의 기쁨이면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참 좋겠다.

두 작품 모두 안준철 시인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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