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라는 노랫가사를 ‘저 푸른 바다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로 바꿔봅니다. 사실 저는 물욕이 없는 편에 속하는 아줌마. 묵주 반지 제외하고 흔한 장신구도 없고, 옷, 신발 등 가능하면 오래오래 사용하지요. 친정엄마는 가끔, “돈 벌어서 뭐하냐. 원장답게 좀 입고 써라.” 소위 치장을 안 하는 타고난 성격이 답답하셔서 그럴거예요. 집도 평수, 낡음이 중요하지 않고, 차도 크기, 브랜드, 기능 등이 중요하지 않구요. 그냥 제 한 몸이 사는데 덜 불편하면 좋고 살아져요. 다만 나이 들수록 집의 배경이 저를 자극하네요. 텃밭농사 지을 때는 푸른 초원만 보고 다녔는데, 책방과 학원으로 일에 치어 산 지난 2년 동안 농사가 힘들어졌어요. 이제는 그런 일 안하고 푸른바다만 보이는 곳에서 살아봤으면 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들어요. 하긴 그곳에서도 저는 뭔가를 하고 있을거라고 다들 얘기하시죠.^^ 어제도 고등학생과 대학진학 얘기를 했는데요, 매년 자신의 희망사항이 달라져서 걱정이라구요. “얼마나 건강한 생각이니. 희망사항이 매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너가 꿈꾸는 세상이 아름답고 너의 에너지가 넘친다는 증거이고만. 샘은 매일 매일 뭔가가 줄어드는 것을 느끼는데. 알고 있는 영어단어도 줄어들고, 하고 싶은 일들도 줄어들고 그래. 마음이라도 가득했으면 좋겠다 생각할 때가 많아. 너희들 수능문제 풀면서 ‘다시 한번 해볼까?’하는 엄청 무모한 생각으로 웃기도 하고.” 라고 말하면서 학생과 잠깐 놀았답니다. 학생들과의 얘기에 가장 솔직한 제가 보이곤 하지요. 오늘은 저의 애마, 차의 여러 곳을 살피는 날. 차 없이 천천히 살아볼까 해요. 마침 무료급식센터 봉사활동도 있으니 그곳에서 한 손이라도 내어주는 시간도 갖고요. 오늘은 정호승시인의 <시간의 뿌리>입니다. 봄날의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