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비용‘이라는 말이 있지요. 사회경제용어로 ’어떤 한가지 선택으로 인해 포기된 기회들 가운데 가장 큰 가치를 갖는 기회를 비용으로 언급한 말이지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모든 환경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서 어떤 기회를 선택했다 함은 곧 나머지 기회들에 대한 포기를 의미합니다. 가끔 수능영어 독해지문으로 나오는 이 용어를 설명할 때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사례를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언뜻 볼 때 ‘포기한 기회’에 대한 비용이라니요. ‘참, 말도 어렵다‘ 라고 느끼기도 하지요?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면 우리는 엄청난 기회비용을 쓰며 살고 있는데도 느끼지 못하고 실제 비용을 낸 부분에서만 가치를 찾으려 합니다. 그러다보니 늘 생활이 팍팍하고 현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이 흔들거리며 살아갑니다. 요 며칠 생각한 것은 바로 이 기회비용이었습니다. 특히 예상치 못했던 실물손해로 마음이 요동칠 때 이 말이 오히려 큰 위로가 되어주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방향이 언제든지, 얼마든지 있음을 알려주는 방향키처럼 다가오기도 했구요. 전 누구보다도 ’생각의 전환‘에 능한 사람입니다. 한순간이라도 지나간 과거에 매달리지 않고요, 그 시간 자체의 존재를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람처럼 바로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그러다보면 마음의 위기를 재빨리 벗어나고 새길이 보이기 시작하지요. 저를 보고 추진력 하나는 짱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아마도 이런 모습을 보신 거겠지요. 오늘도 저는 지난 시간 속에 있던 한가지 생각의 오류를 접었습니다. 접는 순간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오로지 망망한 바다 위에서 한 손 치켜들고 저 멀리서 다가올 실체에 집중하는 저만 보입니다. 어제도 내일도 삶의 실체가 될 수 없기에 바로 이 순간 떠오른 저의 생각과 결정에 믿음을 가지고 아침을 출발합니다. 오늘은 임영석 시인의 <믿음에 관하여>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