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면 신기함에 가득 찬 자연생태계의 모습을 볼 수 있지요. 하지만 이런 영상을 누가 담았을까를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그 기자의 노고 역시 신기합니다. 어제밤까지 매거진 군산의 2월호 원고를 내기로 약속을 했었죠. 기사 주제가 ‘군산을 찾은 겨울진객 가창오리와 겨울철새들’이야기여서 요즘 종종 금강 하구둑 호수와 성산 나포십자뜰을 찾았었습니다. 꼭 기사 때문만은 아니었지요. 작년에 제 머리 위에서 수만 마리가 춤추는 가창오리군무 속에 서 있었던 그 황홀한 기억 때문에 혹시나 그런 행운이 또 한번 올까하고 인사하러 갔었네요. 감기가 쉬이 물러나지 않아서 계속 기침을 안고 살고 있던 판인데... 이 욕심 때문에 비바람 속에서 한 시간가량 서 있어도 오리들이 제자리만 맴돌뿐 비상하지 않는거예요. 물론 결국 제가 후퇴했지요. 하늘에서 함박눈처럼 쏟아질 가창오리의 비상과 하강을 생각했지만 어림 반푼어치도 건지지 못하고 오히려 기침세례에 완전 넉다운 됐어요. 돌아와서 쉬고 있자니 자연스레 자연 다큐멘터리 기자가 생각나더군요. ‘정말 대단한 사람들...’ 다행히 왔다갔다 하며 곁다리로 찍었던 큰기러기, 쇠오리, 갈매기, 청둥오리, 백로들과 나눈 인사로 기사 글을 마무리했네요. 운 좋게도 지인들 중 새박사, 나무박사, 꽃박사 등 자연생명체를 잘 아는 분들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이름을 모를 때마다 네이버 검색보다 정확하게 알려주는 분들이라서요~~ 하여튼 금강호에 머무는 가창오리는 전 세계 가창오리(약 35-40여만 마리 추정)의 상당수가 몰려온다 합니다. 다른지역에 가지 않고 이곳에 머무는 것도 군산의 큰 복이라 생각하구요. 1월 말을 기점으로 그들도 자기 고향인 시베리아도 돌아갈 준비를 하니, 혹시라도 시간이 나시면 꼭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드라이브하며 아름다운 나포의 십자뜰과 금강호의 풍광도 즐감하시구요. 오늘은 남진우 시인의 <겨울새>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