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279

2024.1.23 헤르만헤세 <가지잘린 떡갈나무>

by 박모니카

겨울은 역시 하얀 눈이 쌓인, 설경(雪景)이 있어야 제 멋이지만 세찬 바람이 앞서서 오니 집 밖을 나서기가 심란하군요. 눈이 오지 않을때는 겨울답지 않다고 투덜대더니, 막상 눈이 오면, 가까이 학원생 등하원걱정부터 차량운행 및 행동에 제약이 따르죠. 어제도 날이 춥다고 결석한 학생들 영상수업까지 업무량이 어찌나 늘어나던지, 엄청 빡센 월요일이었답니다. 이렇게 날씨가 추운날이면 읽고 있던 <빨치산> 주인공들의 그 혹독한 생존이 마치 지금인 양 마음이 에려옵니다. 책 몇 장 읽다가 잠들었는데 꿈속에서 만나기도 하네요.~~ 다른 달보다도 1월은 매일 매일의 흐름을 인지하며 발도장을 찍고 있어서 그런지 시간이 제 몰래 흘러가지는 않는 것 같아요. 12월에 세웠던 이런저런 계획표를 다시 들춰보노라니, 동시에 작년 재작년의 버킷일지도 다시 읽게 되었는데요. 제것을 제가 읽어봐도 ‘참 야물딱스럽게 목표하나는 잘도 세우네’할 정도로, 원대한 꿈을 세부적사항까지 두루두루 조목조목 써 놓았더군요. 물론 목표달성에는 상당수의 제목들이 접혀지기도 하지만, 이런 목표들이 있었구나 하며 재도전의 기회를 잡습니다. 고3 학생이 방학 중 공부목표를 세워서 보여주었을때도, 그 학생이 최대로 실행할 수 있는 일부터 우선순위를 정해서 공부하라고 다시 밀정표를 짜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일주일정도 남은 1월이군요. 아시다시피 2월에는 설날 연휴와 하루라도 짧은 날수 덕분에 엄청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고 할거예요. 잠자고 있던 생각이 나를 흔들어줄 때, 그때부터 시작해도 늦지않는 것이 나의 시간입니다. 1월 첫날 울렸던 호각소리에 새 세상으로 첫발을 내딛었지요. 그 순간을 지금 다시 꺼내보며 춥지만 아름다운 설경 한 장면을 배경 삼으렵니다. 오늘은 헤르만헤세의 <가지잘린 떡갈나무>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가지잘린 떡갈나무 - 헤르만헤세

나무여, 얼마나 가지를 잘라댔는지

너무나 낯설고 이상한 모습이구나.

어떻게 수백 번의 고통을 견뎠을까.

너에게는 이제 반항과 의지만 남았구나.

나도 너와 같다.

가지는 잘려나가고 고통스런 삶을

차마 끝내지 못하고 야만을 견디며

매일 이마를 다시 햇빛 속으려 들이민다.

내 안의 여리고 부드러운 것을

이 세상은 몹시도 경멸했지

그러나 누구도 내 존재를 파괴할 수 없다.

나는 자족하고 타협하며

수백 번 가지가 잘려나가더라도

참을성 있게 새로운 잎을 낸다.

그 모든 아픔에도 이 미친 세상을

여전히 사랑하기에.

안준철 시인의 사진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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