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282

2024.1.26 마종기 <바람의 말>

by 박모니카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잎’이라는 동요(독일)의 피아노 음을 듣고 있자니, 추사 김정희가 세한도 발문에 썼던 말씀이 떠오르네요.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彫也.(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날씨가 추워진 후에나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듦을 견디어내는 모습을 알 수 있도다.‘ 아시다시피 이 말은 공자님 말씀, <논어>에 나와 있지요. 눈이 푹푹내리는 한 겨울철에도 송백(松柏)의 지고한 푸르름을 보면서 우리네 사람들이 본을 삼으라는 뜻이 숨어있지요. 어제는 학원 선생님 한 분의 결근으로 무려 7시간 연속 수업을 했는데요, 중간중간 느끼기를, ’아, 옛날같지 않어... 음‘ 그래도 학생들과 수업하며 이런저런 공부외의 얘기를 전해줄 때, 귀 쫑긋, 눈 활짝 하며 호기심과 열정을 보여주는 모습은 마치 저에게 산소방울들이 떼구르르 몰려오는 것 같아요. 물론 귀가해서는 완전 넉다운 되었지만요.^^ 다른 때보다 좀 더 빨리 일어나서 6시에 있을 새벽 온라인 글방에 들어올 문우들의 글을 다시한번 읽어봅니다. 글을 보면 그 사람의 유형을 알수 있는데요, 지금까지 살아온 고정된 삶의 틀을 벗어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과제이지요. 그런데 하나의 동일한 주제, 글쓰기라는 시간을 통해서 서로의 장점을 받아들이고 제 글로 접목시키는 노력이 아름다운 방입니다. 물론 글쓰는 모두가 그런 열린 마음이 있지는 않지요. 제가 볼 때는 초심에서 멀어지지 않은, 말 그대로 ’글쓰기 초짜‘일수록 오히려 마음의 문이 훨씬 더 넓은 것 같아요. 저를 비롯해서 온라인 글방에 모이는 사람들 모두 이런 초심으로 부지런히, 끈기있게, 그리고 솔직하게 자기 삶의 이야기를 써나가길 바래봅니다. 오늘 벌써 금요일?? 오마나... 1월의 마지막 금요일. 우린 늘 수식어를 붙이며 ’의미‘라는 총알로 재충전하지요. 오늘도 당신 모두에게 진정으로 ’의미있는 하루‘가 되시길~~ 오늘도 마종기 시인의 시 한수 더 들어보세요. <바람의 말>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바람의 말 -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아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 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새를 기다리는 봄날의 마음... 조만간 새가 먹이를 먹는 사진 한장 포착하려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다시봄날편지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