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283

2024.1.27 신경림<나무를 위하여>

by 박모니카

오늘도 사람과 자연 사이를 부지런히 돌아다니겠군요. 그중에는 지인아들의 결혼식도 있고, 하제마을 팽나무(수령 600년이상)지키기 행사도 있고요. 무엇보다 군산 새만금 간척사에서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은 신비로운 땅을 구경가지요. 물론 저야, 수십번 다닌 곳이지만 시낭송하는 지인들의 요청으로 함께 소풍가는 거예요. 낯선 곳에 가서 가이드가 있으면 좋겠다 싶은 때가 있는데요, 오늘은 남편이 안내해주겠지요. 어젯밤 KBS 추적 60분에서 죽어가는 새만금호에 대한 다큐가 나왔답니다. TV가 없어서 본방을 시청하진 못했지만 어떤 내용이 나왔을지 예측할 수는 있지요. 문제는 그런 시사다큐가 대중성을 갖지 못하고 일회성, 그것도 매우 소수인만 시청하는 경우에 그치고 만다는 사실입니다. 촬영할 때는 지역환경운동가들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 대부분인데 방송관계자들 역시 너무 당연히 요청만 합니다. 옆에서 보고 있는 저는 때때로 도와주지 말라고 엄포를 놓기도 하지요. 밥한끼 대접도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하니까요. 오히려 밥까지 사주면서 촬영하도록 수발을 드는 모습이 답답하고요. 그럼에도 나 아니면 누가 하리오 하는 정의로움으로 자연생태환경을 모니터링하는 그들. 여러분들이라도 알아주셨으면 하는 맘이 드는군요. 마음이 어린아이와 같이 순수한 사람만이 자연이 품는 세상을 볼 줄 압니다. 그런 세상이 있어야 너와 나 그리고 이웃이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실천하는 환경운동가들입니다. 작년에 개봉된 영화 <수라>를 통해 군산에 유일하게 남은 갯벌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면, 이제부터라도 일반인들이 새만금을 통해 자연생태의 보존이 얼마나 중요하고 유익한지를 함께 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신경림시인의 <나무를 위하여>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나무를 위하여 – 신경림


어둠이 오는 것이 왜 두렵지 않으리

불어 닥치는 비바람이 왜 무섭지 않으리

잎들 더러 썩고 떨어지는 어둠 속에서

가지를 휘고 꺾이는 비바람 속에서

보인다 꼭 잡은 너희들 작은 손들이

손을 타고 흐르는 숨죽인 흐느낌이

어둠과 비바람까지도 삭여서

더 단단히 뿌리와 몸통을 키운다면

너희 왜 모르랴 밝은 날 어깨와 가슴에

더 많은 꽃과 열매를 달게 되리라는 걸

산바람 바닷바람보다도 짓궂은 이웃들의

비웃음과 발길질이 더 아프고 서러워

산비알과 바위너설에서 목 움추린 나무들아

다시 고개들고 절로 터져 나올 잎과 꽃으로

숲과 들판에 떼 지어 설 나무들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다시봄날편지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