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날편지291

2024.2.4 김영천 <가시나무 입춘>

by 박모니카


입춘이예요.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고 쓴 문구를 대문에 떡 하니 붙여놔야 하는데... 새벽부터 생각한다는 것이 기껏, 글자에 탐을 내는 밉상이군요.^^ 하지만 어제 하루종일 내리는 빗방울 몇 점을 맞으며 생각했죠. ‘아이고 부드러워라. 역시 입춘의 문을 열어주는구나.’ 라구요. 야외로 나갈 시간이 있었다면 아마도 텃밭의 매화가지를 보았을텐데 오전내내 수업하고 오후 내내 책방 지킴이 하느라 실내 콕 한 것이 아쉽군요. 하지만 오늘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할 판, 분명 봄의 두드림 소리를 듣고 빼꼼하니 눈동자를 굴리는 가지 순들이 있을거예요. 저야말로 두 눈 크게 뜨고 한 장면 찍어 ‘입춘대길’ 이란 글자보다 더 신령한 봄기운을 가져오고 싶습니다. 혹시 당신께서 멋진 사진 찍으시면 한 장 보내주세요!! 입춘에 대한 시를 찾다가, 봄 춘 자 (春)의 파자 풀이를 읽었어요. 글자를 파하면 삼인일(三人日)인데요, 여러 해설이 있지만, 당신의 풀이를 듣고 싶군요. ‘봄은 무엇일까?’ 괜스레 저는 공자님 말씀 ‘三人行必有我師焉(삼인행 필유아사언-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그 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이 생각나서 끈을 이어 해석을 하고 싶군요. 저의 해석보다는 이 글을 읽는 분들의 다양한 봄 춘(春)풀이가 나오는 날. 가장 멋진 풀이 댓글에 설날 선물 보내드릴께요... 진심입니다^^

오늘은 김영천시인의 <가시나무 입춘>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가시나무 입춘 - 김영천

채 겨울도 떠나지 못한 들판에서

미리 푸른 것들이야 계절의 전령으로

치지

오메, 벌써 봄인갑다, 그리 오두방정으로

좌정치 못하고 들썩거리기 시작할라치면

이제 돌아오는 봄을 어찌 다 견디겠는가


낮고 볼품없는 밭두렁이나 언덕배기로부터

코딱지풀꽃이나 냉이꽃, 술꽃들이 서둘러 피어나면

듬성듬성 이름도 설운 오랑캐꽃이 또

피어나고

그러다 환장하도록

노오란 빛깔의 꽃들이

폭포처럼 쏟아져내릴 터라

미리 조심스럽다

매양 사는 꼴이 똑같아


하나도 더 나아지는 법이 없어

늘 초라하고 곤란하면서도

어찌 봄을 또 그리 겨워하는지

야윈 두 팔로는 햇빛을 가득

안으며 마른 가지마다

톡톡 움을 틔어볼까,

하는갑다

하찮은 바람에도 호들갑을 떤다

금강하구...실뱀장어잡이 고깃배
새만금 내측... 저멀리 기러기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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