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가치, 케익 한 조각의 가치는 얼마일까요. 물론 현물의 가격을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닙니다.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뜬금없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사물의 진정한 가치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많은 변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요소는 ‘누구와 함께 즐기는가’와 ‘어떤 대화속에 머무는가’ 하는 것이 아닐까요.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인지라 잠시라도 입을 닫고 듣기에 집중하면 우선 마음이 편안해 질 때가 많습니다. 때때로 음악을 듣고, 또 때론 좋은 강연을 듣고, 또 어느 때는 지인들의 소소한 담소에 귀 기울이는 일. 그런 와중에 저는 속으로 글을 쓰고 있지요. 귀 밖의 소리를 잘 듣는 일, 특히 사람의 말을 잘 듣고 그중에서 자동 선별되어 제 속으로 들어온 좋은 말을 제 것으로 만드는 재주를 키우고 싶군요. 무작정 책만 많이 읽어서 지혜로워진다면 세상살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정해진 일방통행 규칙을 잘 따라가면 될테니까요. 진정 어려운 것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말에 견고한 다리를 놓고 왕복통행로를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그러려면 내 말을 먼저 들려주기보다는 타인의 말을 잘 듣도록 지지대도 세우고 두 귀도 쫑긋 세워야겠어요. 어제도 도올선생과 박구용철학자의 강의를 들으면서 ‘논리적 말하기’가 부러웠는데요, 잘 생각해보니 그들의 말하기 토대에는 잘 듣고 사유하는 오랜 과정이 있었음을 알았지요. 오늘만 일하면 내일부터 설날 연휴가 시작되는군요. 저도 역시 열심히 일하면서 내일의 다른 풍경을 그려볼랍니다. 천양희 시인의 <참 좋은 말>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