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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일 Aug 26. 2023

깜짝 환대를 보내는 재미

인생이란 세상만사에 대한 우리네 선택과 반응이 쌓여서 이뤄진다.

역사란 도전에 대한 응전이라고 하는데 개인의 역사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삶은 모든 선택의 결과물이고, 우리는 과거를 벗어날 수 없다.
- 영화 <미션 임파서블 7>

  

우리 앞의 어떤 상황이나 변수든

우리는 보통 3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바꾸거나,

거부하거나,

받아들이는 것이다.      


최고 좋은 건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아무리 극강의 슈퍼 갑 인생이라도 평생 가진 않는다.

잠시 머무는 것뿐이고, 언젠가 끈 떨어지면 처지는 변한다.

결정적으로 세월 앞에선 똑같다.

늙으면 힘 빠지고 주위 사람들은 하나둘 떠나가게 마련이다.   

       

'거부하는 것'도 강력한 선택이다.

맘에 안 들면 '노 땡큐'하면서 떠나거나 뿌리치면 된다.

하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거절에도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많은 경우라면, '받아들이는 것' 아닐까.

문제는 별생각 없이 그냥 따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마지못해,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경우다.

습관적으로, 혹은 그놈의 정이 뭐라고? 하면서...

받아들이더라도 제대로 살피고 따져보는 게 갈수록 중요하다.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의 핵심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높여주는 것이다.

"아, 내가 이 사람에게 중요한 존재구나, 대접받고 있구나"하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바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다.

 

미안하지만 모두가 록스타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에겐 그의 인생이 있고, 나는 내 인생을 살면 된다.

한때는 강한 척, 괜찮은 척했지만 사실 나는 그렇지 않다.

들여다볼수록 취약하고 불안한 나, 있는 그대로의 나에게 솔직해지자.

내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은 이렇듯 나를 내려놓고 타인을 인정하는 것이다.

물론 내게 친절과 존중을 보여주는 관계가 아니라면 거부의 '딜리트'를 눌러도 좋다.


"너무 힘겹거나, 바꾸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간단하게 여겨지지 않는 것에는 흥미를 갖지 마라.
그러면 당신은 빠른 속도로 행복해진다."
- <타이탄의 도구들>


멋진 풍경을 보는 순간, 우리 인생은 몽글몽글 행복해진다. 제주 섭지코지에서 2023.8.19.  ⓒ 김성일




상대를 인정하고 환대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리고 이 길 저 길 헤매기도 하는 게 인생이다.

나이 들면 철든다는데, 60년을 살고 보니 조금씩 감이 오는 듯하다.

이제 쉬운 것부터 하나씩 내게 맞는 방법을 찾아 실행하려고 한다.


최근엔 일상 속에서 환대를 보내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바로 생일을 맞은 친구에게 선물을 보내는 것이다.

국민 메신저인 카○을 하다 보면 '생일인 친구'가 뜬다.

나는 가끔 생일 축하와 선물을 보낸다.

커피 쿠폰 같은 1만~2만 원 내외 선물이 고작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연락이 뜸해진 친구와

이렇게 깜짝 소식을 나누는 건 얼마나 즐겁고 신나는 일인가.

선물을 보내면 이윽고 반가운 답장이 온다.

마음을 주고받으며 행복이란 게 별거 아니구나, 실감하는 순간이다.  


'메신저로 선물하기'를 부쩍 애용하게 된 것은

지난 6월 내 생일에 받은 '선한 영향력' 덕분이다.

나 같은 올드 세대는 생일을 음력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거의 가족들만 아는 내 생일에 맞춰 선물을 보낸 지인이 있었다.

그의 세심함과 배려가 얼마나 진정인지

마음이 따스해지며 정말 기분이 좋아졌다.


매일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며

나와 주위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한 일과로 자리 잡았다.

아침에는 내가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3 사람을 떠올린다.

감사와 사랑, 건강과 행복을 위해 짧은 기도를 올린다.

저녁에는 자주 보는 캘린더 앱에 3줄 일기를 쓴다.

오늘 아쉬웠던 일, 기분 좋고 감사한 일,

그리고 내일 할 일과 다짐을 간단하게 적는다.

아침저녁 5분씩 10분 정도면 충분하다.


친절과 환대를 보내는 일은 결국 자신을 높이는 것이다.

보내는 사람의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 좋아지면

그만큼 일상이 즐겁고 행복해지지 않을까.


때로 인생에는 달다구리가 필요하다. 우도의 명물 땅콩 아이스크림 2023.8.19.  ⓒ 김성일




* 표지 사진은 애월 해변의 카페 풍경 2023.8.20.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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